새누리당과 통합민주당을 비롯해 여야가 공천 작업에 막바지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 할 것 없이 공천이 시작되기 전에 정치개혁의 국민 요구를 만족시키겠다고 약속을 한 것이 엊그제인데 공천 과정을 보면 실망감을 감출 수 가 없다.
먼저 공천자를 확정 발표하기 시작한 통합민주당은 한명숙 대표의 정치 개혁 의지에 대한 취임 일성이 무색케 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정치혁명이라고까지 표현한 한 대표의 의지대로 새로운 피의 수혈이 이루어지지 않고 그 때 그 인물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단수 공천 신청지역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미 18대 총선에서 낙선으로 심판을 받은 인물들이 대거 공천자 명단에 올랐다.
새로운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친노계 인사들이 줄줄이 공천장을 받았고 사법처리 중인 인사도 공천자로 결정됐다.
통합민주당이 무엇을 두고 정치 혁명이라고 하는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새누리당도 이번 주부터 공천자를 발표할 예정으로 있다. 당초 살생부가 나돌면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되기는 했지만 현재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통합민주당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취임과 동시에 기존 정치인들의 기득권 포기를 강조하면서 일부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중진들은 공천을 신청했다.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누리당의 공천자 발표가 이루어지고 나면 새로운 인물, 신진 인물들이 등장하지 못할 경우 결국 정치개혁이니, 공천개혁이니 하는 것은 말 잔치에 불과했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치 불신이 뿌리 깊게 내려져 있는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정치인을 원하고 있다.
이번에 여야가 공천 신청자 면접 심사를 보면 더욱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공천 면접에 참석했던 예비후보자들은 정치에 환멸을 느낀다고도 했다.
1분 30초 동안 주어진 면접 발언 시간 동안 무엇을 이야기 하라는 것인가? 결국 면접 심사는 형식에 그치는 절차에 불과한 것이었다고 예비후보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정치개혁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많았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서울 시장 선거를 통해 국민의 열망를 뼈저리게 느꼈을 것인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치 상황을 보면 벌써 잊은 듯 하다.
박원순 시장을 지지했던 민주당도 당시 20~40세대들의 무서운 힘과 국민의 힘을 보았을 것인데 공천 과정을 보면 정치개혁의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공천 작업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선거일도 불과 40여 일 앞으로 다가와 예비후보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민들은 새누리당의 이름 하여 기득권 지역인 부산과 대구, 경북 지역의 공천자 결정을 지켜볼 것이다.
또 통합민주당의 광주, 전남 전북 지역의 공천과정도 분명이 지켜 볼 것이다.
그 사람에 그 사람 정도로 기득권 나눠 먹기를 하고 일부 한 두 지역에 새 인물을 공천했다고 정치개혁을 이루었다고 꼼수를 부린다면 이제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선거는 그 동안의 총선과 달리 대선 주자들이 대거로 출마하면서 총선이 대선 전초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 정치개혁 내지는 공천혁명을 이루지 못한다면 우리 정치권은 분명 국민에게 외면당할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스개소리로 한강물에 정치인과 시민이 빠지면 정치인을 먼저 건져 올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정치인이 한강을 오염시키기 때문에 먼저 건져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여야가 정치개혁을 이루지 못하고 꼼수를 둔다면 결국 국민들이 나서서 정치를 심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득권을 지키고 새로운 인물이 없다는 것은 처음부터 정치개혁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여야 공천심사위는 기득권을 지켜주는 들러리가 되지 않기를 촉구한다.
우리 국민들도 이번에 기존 정치권이 정치개혁을 이루지 못한다면 선거로서 정치개혁을 주도해야 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