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를 갖춘 인사는 할 때마다 자기의 장점이 된다. 그리고 올바른 예절은 만인의 표본이 된다. 그래서 교육의 초보단계에서 실시하는 것이 정중한 인사요, 도덕적 예절이다. 사람의 됨됨이를 나타내는 것이 언행이 척도라면 예절과 인사는 교양의 산물이다.
외국 사람들이 평가하는 한국 사람들의 표정은 너무 단순한 무표정이라 한다. 외국인들은 낯선 사람들 사이에도 서로 지나칠 때 밝은 미소를 지으며 먼서 인사하는 것을 자주 본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의 표정은 무색(無色)하고 성난 얼굴이라 한다. 이제는 많이 달라지고 있으며 어린 아이들도 낯선 사람들에게 곧 잘 인사하는 것을 보면 흐뭇한 마음이 들고 사랑스러워 보인다. 인사와 예의는 곧 자기 교양이란 말이 있다. 인사성 있고 예의범절을 잘 갖춘 사람을 가리켜 옳게 배운 사람, 바르게 큰 사람이라고 칭찬하고 그런 사람의 부모님까지 좋은 대우를 받는다. 어떠한 때고 인사는 부족한 것보다 지나친 편이 낫다 할 정도로 인사는 인격의 저울이라고 한다. 아는 사람들끼리 만남에 있어 부귀한 자는 재물로써 인사하고 어진 사람은 덕담으로 인사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속담에서도 ‘소 닭 보듯, 닭 소 보듯’ 서로 마주보고도 모르는 체하는 경우도 더러 있어 주위의 사람들이 오히려 난감할 경우가 있다. 나라마다 풍습에 따라 인사의 방법이 다르긴 해도 인사는 만나거나 헤어질 때에 공경의 뜻으로 예(禮)를 나타내고 진실성과 순진성이 있어야 한다.
예부터 서당에서 부모에 대한 예의에 첫 번째가 ‘출필고 반필면’이라 해서 외출하거나 용무를 끝내고 돌아오면 반드시 어른들에게 인사드림을 가르쳐 왔다. 인사에 따르는 언행에는 예의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예의에는 매력도 있고 이익도 있다는 말이 있다. 남에게 호의를 베푸는 데는 참다운 예의가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서 예의와 정신의 관련성은 우아함과 얼굴 생김새의 관계와 같은 것이다. 그래서 예의는 자기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라 했다.
요즘 자녀들의 예절교육은 어떠한가. 아이들의 언행을 보면 가정교육마저 알 만치 바르지 못함을 느낄 때가 많다. 그것도 공공장소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예절문화가 오히려 보는 쪽이 민망할 경우가 많을 만치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경지에 와 있음을 실감케 한다. 그것의 책임은 한 곳에 있는 것도 아니다. 가정과 학교와 사회다. 이 세 곳이 학교가 되어야 한다. 예의가 바르지 못하면 선(善)도 통하지 아니한다.
쇼펜하워의 윤리학에서 보면 “예절이란 도덕적으로 또 지적으로 빈약한 서로의 성질을 서로 무시하면서 비난하지 말자고 하는 암묵속의 협정”인 것임을 강조했다. 예의가 사람을 만든다.
손경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