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어디에도 화재 없는 안전지대는 없다. 일 년 365일 낮과 밤 관계없이 화재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예고 없이 찾아와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한순간에 빼앗아 가 버린다. 화재는 미리 대비하여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화재가 발생했을 때의 대처방법 또한 중요하다.
먼저 화재가 발생하면 최초 목격자는 큰소리로 외쳐 다른 사람들에게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알리고 물이나 소화기 등으로 초기진화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 이때 주의할 사항은 불 끄는 일에 너무 정신이 팔려 연기에 질식하거나 불길에 갇히는 일이 없도록 하고 진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즉시 화재현장에서 대피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119로 소방서에 신고하는 것이다. 몇몇 사람들은 불을 보면 당황한 나머지 우왕좌왕해 제때 신고를 하지 못해 피해가 확대되는 경우가 있다. 소방서에 신고할 때는 침착하게 화재발생 장소와 주소, 주요건축물, 화재의 종류 등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또한 화재발생 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유독가스와 연기로 인한 질식사다. 통계에 의하면 화재로 인한 사망자 중 60% 이상이 유독가스와 연기로 인해 사망하고 20% 정도만 소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외에도 공포에 질려 창문으로 뛰어내리거나 다른 건물로 건너뛰다가 떨어져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 시 발생하는 연기에는 일산화탄소, 염화수소, 포스겐가스 등 인체에 치명적인 유독가스가 포함되어 있으며, 연기의 특성상 건물 윗부분부터 쌓여 점점 아래로 내려온다. 따라서 연기 속을 대피할 경우 젖은 수건 등을 이용해 입과 코를 막고 최대한 낮은 자세로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
다중이용업소나 백화점, 고층건물 등에 출입 시에는 먼저 비상구의 위치를 확인하고 피난안내도를 숙지하여 유사 시 적적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하고, 건물구조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당황해 무분별한 행동을 할 수 있으므로 건물구조에 익숙한 사람이 적절한 피난유도를 해 인명피해를 예방해야 한다.
만약 건물 안에 갇혔을 경우에는 무리하게 대피하기 보다는 화기나 연기가 없는 창문을 통해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져 갇혀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고 화상을 입기 쉬운 얼굴이나 팔 등은 물에 적신 수건 또는 두꺼운 천으로 감싸 화상을 예방해야 한다. 아무리 위급한 상황이라도 구조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기다려야 하며 창밖으로 뛰어내리거나 함부로 문을 열어서는 안된다.
화재는 완전히 사라지게 할 수는 없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고 안전수칙을 지킨다면 피해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김정일 경주소방서 방호예방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