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사는 인간의 부류가 세 가지 있다고 한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은, 없어도 되는 사람이 있고, 있으나 마나한 사람도 있다. 꼭 필요한 가치를 가진 사람은 존경의 대상이 되는 훌륭한 사람이다. 그 가운데는 부모를 비롯하여, 정치인, 그리고 스승일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모두가 그리움의 대상이 되고, 위대한 인물이라 평생을 두고 기억하고 싶다. 우리 곁에 그런 사람들이 많을수록 사회적 분위기도 좋고 사람 아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때가 많다. 그래서 그런 분들을 위해서 공덕비 같은 기념비를 세우고 추모비를 세워 길이길이 그리워하고 기억한다. 마지막 염원이 있다면 불가능한 일이지만 다시 만나고 싶어 한다. 그런 분 역시 세상을 보람 있는 족적을 남긴 분이라 위대하다. 의(義)를 위해서 죽음을 택한 사람을 의사자(義死者)라 한다. 그리고 자기 목숨을 희생해 인(仁)을 이룬다는 뜻으로 살신성인(殺身成仁)이란 말도 있다. 하나밖에 없는 목숨, 자기의 목숨이 귀하고 천하고도 안 바꿔 준다는 것이 생명이다. 우리보다 일본사람들의 가슴속에 장한 인물로 칭송받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10년 전 동경 전철역에서 술취해 선로에 추락한 일본인을 구하기 위해 뛰어든 청년은 한국인 유학생이었다. 그 당시 26세의 청년은 대학교 4학년 이었다. 꽃다운 나이에 청운의 뜻을 품고 일본땅으로 공부하러 갔으나 참혹함 비극의 희생자였다. 아직도 일본인들은 한국의 의사 이수현을 잊지 못하고 있다. 신념과 용기를 가진 숭고한 정신이 일본인의 한국관(觀)을 크게 뒤바꿔 놓았고 ‘한류붐’의 바탕이 됐다고 한다. 기일마다 일본 단체가 이씨의 부모를 초청해 함께 추모식에 모셨으며 기부자 1만 명이 넘는 기금으로 그동안 485명의 유학생이 이수현 장학금을 통해 공부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잊지 않을 거야, 언제까지나’란 노래도 지어 추모식을 더욱 슬프게 했다는 사연이다. 한 젊은이의 빛나고도 거룩한 죽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평화의 종은 울리고 있었다. 자식을 위해서도 희생하기가 어려운데 더욱이 타국인을 위한 존귀스러운 희생, 정말 가슴이 뜨거워진다. 신약성서에도 “벗을 위해 제 목숨을 버리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한 것이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도 “죽음의 공포보다 강한 것은 사랑의 감정이다. 수영 못하는 아버지가 물에 빠진 자식을 구하기 위해서 물에 뛰어든 것은 사랑의 감정이 시킨 것이다. 사랑은 나 이외의 사람에 대한 행복을 위해서 발로되는 것이다. 인생에는 허다한 모습이 있지마는 그것을 해결할 길은 오직 사랑 뿐이다. ”사랑은 나 자신을 위해서는 약하고 남을 위해서는 만물도 희생한다“고 한 것이다. 희생은 사란을 실천하기 위한 거룩한 행동이다. 손경호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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