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좋은 나라가 어디냐고 물으면 대개가 미국이라고 할 것이다. 사회적 여러 여건들을 종합해보면 복지시설이 가장 잘된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의 여러 나라들일 것이다. 자원이 풍부하고, 돈 많고, 환경 좋은 나라들이 그 대목에 끼지마는 나라마다 안고 있는 문제점은 모두가 다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천석꾼은 천 가지 걱정이 있고, 만석꾼은 만 가지 걱정이 있다”는 말처럼 나라마다 고민 과 걱정은 다 있는 것 같다. 아직도 미국이라는 나라가 안고 있는 현실 중 하나가 짧은 역사에 다민족이 사는 미합중국(美合衆國)이라서 나라의 주인인 민족이 없다는 사실이다. 모두가 떠내기 민족이다. 필자는 지난해 캐나다와 미국의 여러 대학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캐나다의 토론토 대학과 오타와 그리고 퀘벡이었다. 며칠을 머문 뒤 동부 나이아가라를 거쳐 보스톤의 하버드와 MIT, 예일, 뉴욕 대학을 순례하면서 미국 젊은이들의 교육현장을 탐방하는 뜻 깊은 경험을 했다. 물론 콜롬비아대학과 캘리포니아도 순방한 적이 있었다. 지금 미국사회가 안고 있는 고민꺼리 세 가지가 있다면 인종차별과 마약, 그리고 동성애라 한다. 그 밖에 또 하나는 ‘히스패닉(Hispanic)’이다. 히스패닉은 스페인계(界) 미국주민을 말한다. 남미는 멕시코를 위시해 남쪽나라가 스페인어(語)를 사용하며 브라질만 포르투칼어를 사용한다. 캘리포니아주 남쪽 샌디에고와 멕시코의 국경선에는 월북하려는 멕시코인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그들이 미국에 와서 사는 사람을 멕시칸이라고도 한다. 히스패닉의 인구는 2천만명으로 미국의 흑인의 숫자와 비슷한 상태라 한다. 그들은 평균연령이 낮고 출생률이 현저히 높아 흑인인구를 능가할 것으로 미국 정부는 예측하고 있다. 영어를 습득, 미국 사회에 융합하려는 다른 소수민족과 달리 이들은 영어는 모르고 스페인어만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들은 미국사회에 어떻게 통합시켜 나갈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히스패닉을 둘러싼 또 하나의 문제점을 정정(政情)불안이나 빈곤을 피해 불법입국하는 자도 해마다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영어도 모르는 이들의 교육이나 취직을 위해 세금을 낭비하고 있는 입장이다. 이 점에 대해 시민들의 반대가 날로 심해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기(利己)로는 이길 수 없는 입장을 고려한 나머지 서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서로 포용할 것을 앞세우지만 그것이 계획되지 않는 사정이 고민꺼리라 한다. 잘 사는 나라로 목숨을 걸고 넘어오는 히스패닉을 누가 감당할 것이냐. 미국의 고민이다. 손경호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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