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 조선족에 의한 여성 납치 살해사건을 두고 경찰의 112신고 등 초동대처가 미흡했다고 국민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경찰의 한 사람으로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다시는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지만 공염불에 거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당분간은 이 사건을 계기로 경찰에 위치추적권을 주어야한다느니 112신고요원을 정예화 해야한다는 등 긴급사건에 대한 대처능력을 높이기 위한 각종 방안을 마련하라는 여론이 조성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경찰권 남용이니 인권이니 하는 핑계로 유야무야할 공산이
크다.
아무리 경찰을 질타하고 비난한다고 해도 근본적인 개선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번사건과 같이 국민의 질타를 받을 사건은 언제든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일부 잘못된 경찰의 초동조치나 사건대처능력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법규나 제도의
개선이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경찰관 개개인의 대처능력 향상과 범죄척결에 대한 의지가 필요하다.
경찰관의 능력 향상과 의지의 강화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믿음이 필요하다. 일부 경찰의 잘못된 대처로 인하여 전체 경찰관의 매도하고 비난하는 것은 경찰관의 활동을 위축시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고 경찰관의 활동에 힘을 실어주기를 바란다.
수원사건을 분석해 보자,
첫째 112신고요원의 안일한 대처가 도마에 올랐다. 부부싸움인 것으로 잘못 판단해 결과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 하였지만, 과거 112신고의 대부분이 오인 허위신고였기 때문에 이번과 같이 실제 상황이 발생 하였을 때 대처 능력이 미흡 하였다고 변명해 본다. 100건 중 한건이 실제라고 가정하고 99건의 오인 허위 신고라도 실제처럼 대응하라고 하지만 그것은 사실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서는 지금보다 경찰인력이 몇 배는 증가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는 현장출동 경찰관의 수색과 순찰차의 싸이랜 취명 문제다,
왜 싸이랜을 취명하여 범죄의지를 억압하지 않았느냐고 하지만 범죄현장에 출동할 때에는 교통사고 등 극히 일부분의 사안을 제외하고는 싸이랜을 취명하지 않고 출동하여야 한다, 특히 강력범이나 절도범의 검거를 위해서는 싸이랜을 취명하면 안된다. 또 한밤중에 왜 가택수색을 하지 않았느냐고 하지만 결과가 발생하기 전에는 영장없이 개인의 평온을 방해하는 가택수색을 할 수 없다, 긴급 현행범일 경우에는 가능하지만 장소가 특정되어야 하며 문을 열어 수색에 응하지 않으면 문을 부수고 수색하기는 어렵다. 잠도 못자게 가정의 평온함을 방해 하느냐는 비난과 책임문제라는 현실 때문에 경찰관의 활동은 위축되고 이번과 같은 결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 경찰의 범죄 대응능력이나 검거능력은 외국의 어느 나라보다도 높다고 한다. 국민들의 심리적 안정감도 높고 밤늦게 거리를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고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과 같이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왜 발생 하였는지? 무엇이 문제인지를 정확히 진단하고 개선하여 더 안전하고 평온한 치안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경찰관에게 힘을 실어 주기를 바란다.
112신고전화의 위치추적권 같은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법안의 시급한 통과를 바란다. 우리나라 속담에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군다“ 는 말이 있다. 경찰의 권한 남용을 염려하여 위치 추적권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조 할 수 없다. 권한 남용이 있으면 법에 의해 처벌하면 되고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위해 경찰에게 부여하여야 할 법적 뒷받침은 해 주고 비난할 일이 있으면 비난하고 책임을 물어주기 바란다.
대다수의 경찰관이 힘든 책무를 마다하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봉사하는 보람으로 근무하고 있다. 밤늦은 시간까지 국민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 다수 경찰관에게 위로와 격려를 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인가?
비난만 받는 천덕꾸러기 경찰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슈퍼맨 경찰관이 되기를 바란다면 꾸중과 격려를 같이 해 주기를 바라며 경찰청장이 장관급으로 격상되고 수사권의 독자적인 행사 등 필요한 법규의 제정과 제도의 개선의 개선을 기대하며 경찰관 개개인의 심기일전을 다짐해 본다.
양성규 군위경찰서 정보보안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