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도시의 대명사 경주에서 벚꽃의 향연이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보문단지를 비롯해 반월성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곳이 흥무로다.
경주시외버스터미널 앞 서천교 건너에서부터 김유신장군 묘 입구까지 편도 2차로 700미터 가량 고목이 터널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일정 간격으로 조명이 설치돼 있어 야간에도 많은 상춘객들이 찾고 있으며, 지난 2007년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될 만큼 환상적인 데이트 코스이기도 하다.
연중 가장 많은 관광객이 일시적으로 경주를 찾는 벚꽃시즌인 만큼 그 부작용 또한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무질서한 주차로 인한 차량정체, 길게 늘어선 불법노점상들로 인해 발생되는 소음공해, 음식물쓰레기 불법투기, 비위생적인 조리 등 경주시의 ‘불법노점상단속’ 현수막을 비웃기라도 하듯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또한 턱없이 부족한 화장실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관광객의 모습은 애처롭다 못해 불쌍함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송화산 주차장구석에 자리한 남·여 각 1개뿐인 ‘사적36’ 이라고 명시된 간이화장실에는 오물이 탑을 쌓고, 휴지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수북하게 쌓여 있다.
부산에서 가족과 함께 방문했다는 유 모(35)씨는“화장실 상황이 2시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아이들 데리고 인근 식당화장실을 사용했는데 주인표정이 신경쓰였다"고 말했다.
화장실을 찾은 한 할머니는 “에이구 더래라, 에이구 더래라” 는 말을 되풀이하고 발을 동동 구르며 돌아섰다.
14일 오전 11시 06분 화장실에 부착된 관리자에게 전화했으나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음성만 들려와 사무실에 연락해서 현재의 상황을 알렸다.
이 같은 현실에 청소담당자는 “혼자서 관리하기에 범위가 너무 넓고 인원이 부족해 관리가 소홀 할 수밖에 없다. 성수기 때는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이었다.
그러나 선도동사무소가 관리하고 있는 인근 흥무공원 공중화장실은 청결하게 관리되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아름다운 벚꽃과 도시의 이미지가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성숙한 노점상들의 도덕성과 더불어 지방자치단체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
구효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