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의 ‘영건’ 손흥민(20)이 무려 4개월 만에 잡은 선발 출전 기회에서 천금 같은 결승골까지 터트리며 강등 압박에 시달리던 팀에 귀중한 승점 3점을 선사했다.
손흥민은 15일(한국시간) 새벽 끝난 하노버96과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12분 환상적인 감아차기로 선제 결승골을 기록, 함부르크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에게 이번 경기는 선발 출전부터 결승골까지 모든 게 짜여진 각본처럼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사실 전반기까지만 해도 함부르크가 강등권까지 추락할 거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FC 바젤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던 토르슈텐 핑크 감독 체제에서 적응기를 거치며 후반기 도약이 예상됐었다.
그러나 함부르크는 지난 2월 말부터 9경기 동안 4연패를 포함해 1승2무6패에 그치면서 순위가 곤두박질쳤다. 가정이지만, 하노버96을 상대로 승리하지 못했다면 아우크스부르크에 밀려 강등이 현실이 될 수 있었다.
그런 절체절명의 순간, 그간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던 손흥민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기 들어 핑크 감독은 성적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면서 어린 선수들보다는 믈라덴 페트리치나 마르쿠스 베르크, 야코포 살라 등 경험 있는 자원들을 중용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번 경기를 앞두고 페트리치가 갑작스런 감기 증상으로 출전이 어려웠고, 운 좋게 선발 기회가 손흥민에게 넘어왔다. 그리고는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손흥민은 기다렸다는 듯 멋지게 결승골을 터트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경기가 끝난 뒤 함부르크의 지역지 모르겐포스트는 손흥민의 사진을 메인으로 장식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매체는 함부르크가 3일 전 반드시 이겨야 했던 호페하임을 상대로 0-4로 대패한 것을 언급하며 ”손흥민이 죽어가던 함부르크를 3일 만에 다시 살렸다“면서 ”손흥민의 강력한 활약상에 감사를 표한다”라는 말까지 덧붙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간 줄어드는 출전시간을 피부로 체감해야 했던 손흥민으로선 리그 막판 자신의 입지를 다시 한 번 단단히 다진데 이어 어려움에 빠진 팀까지 구한, 천금 같은 활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