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세장에 공짜가 어디 있는가”라는 말이 있다. 거듭 말하자면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뜻이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격으로 반드시 좋아하면 탈이 생긴다. 뉴스에 자주 보도되는 사건에도 공짜에 눈이 쏠려 패가망신하는 꼴을 겪는다. 길거리에 나서면 간혹 공짜에 관한 광고판이 눈길을 걸면서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한 두 번씩 다시 보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광고의 효과인지도 모르겠다. 설마하면서도 호기심이 유발되어 전신을 투자하다보면 반드시 문제가 생기고, 탈이 생기기 마련이다. 거기엔 기필코 어떤 사연과 목적이 있다. 그냥 무상으로 선심 쓰지는 않는다. 공짜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자. ‘공짜’란 말은 힘이나 돈을 들이지 아니하고 거저 얻는 일, 또는 그 물건과 공(空)것을 말한다. 세상사람 누구나 공짜라 하면 눈이 번뜩 뜨이고 좋아한다. 물론 절대 아닌 사람도 간혹 있다. 가정에서 우유를 처음 신청해도 갖가지 공짜 상품이 따른다. 옛 어른들의 말씀으로 “세상에 공짜는 없다” 뒤에 다 뭐가 있어도 있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의 문화나 관습과 전혀 다른 일이 생겨 우리나라 사람이 오히려 당황한 느낌을 가진 예도 있다. 미국 야구 양키즈구단이 행사에 초청된 뉴욕주지사에 프로야구 입장권 5장을 준 것이 사건이 됐다. 뉴욕 주 공직자윤리위원회는 공짜로 받은 입장권, 우리 돈 245만원의 약 30배의 벌과금 7천만 원이 부과된 것이다. 공짜는 공직자에게는 윤리위반이라는 사실에 우리가 경악할 일이다. 연말연시 상품권이 난무하고 백화점마다 세일이라 해 국민들을 현혹하고 손짓을 한다. 기업가의 판단으로는 공짜는 “가장 강력한 마케팅 도구” 가운데 하나라 한다. 신규예금을 가입하는 고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줄 수 있도록 은행에 면도기를 싼값에 팔아 1회용 면도날의 수요를 창출하는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21세기의 공짜는 눈속임이 아니며 전적으로 새로운 경제모델이라고 강조한다. 현대기업에 있어서 ‘광고는 자본’이라고 한다. TV나 거리의 광고판이 엄청난 돈을 들여 제작하는 것을 우리는 공짜로 보는 것 같지만 그 물건을 사용할 시에는 그 광고의 지극히 작은 액수이지만 시청자가 광고비를 지불하는 것이다. 공짜를 이용해 수익을 내려면 기존의 방식으로는 안통한다는 것이다. 앞에서는 거저 받는 것 같지만 비상한 기교에 쉽게 넘어가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그래서 공짜에 대한 급격히 진화하고 있는 개념을 달리하고 있는 지혜는 소비자의 몫임을 알게 된다. 손경호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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