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을 치고도 별로 기쁘지 않다" `빅보이` 이대호(30,오릭스 버펄로스)는 뒤늦은 홈런포에도 기뻐하지 않았다. 이대호는 21일 일본 효고현 홋토못토필드 고베에서 벌어진 니혼햄 파이터즈와의 홈경기에 1루수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4회 이대호는 니혼햄 선발 좌완 다케다 마사루를 상대로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추격의 솔로포를 터트렸다. 이대호는 풀카운트에서 다케다의 116km짜리 몸쪽 슬라이더를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25m짜리 홈런이었다. 그동안 장타 가뭄에 시달려 온 이대호는 일본 진출 17경기 69타석 만에 뒤늦은 홈런포를 신고했다. 지난 19일 경기에서 2루타 2개로 타격 페이스가 올라온 것을 보여줬던 이대호가 진가를 발휘한 것이다. 이대호의 홈런에도 불구하고 오릭스는 선발 다케다에 완벽히 가로막히며 1-8로 대패했다. 팀 내 유일한 타점도 이대호였고 8이닝을 소화한 다케다를 상대로 유일한 멀티히트를 기록한 것 역시 이대호 혼자였다. 그래서 이대호는 첫 홈런을 기록했지만 기뻐하지 않았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는 22일 `팀 내 주포는 홈런을 친 뒤 표정변화 없이 다이아몬드를 돌았다`며 이대호의 첫 홈런 인터뷰를 전했다. 이대호는 "홈런을 치고도 별로 기쁘지 않다. (팀이 졌기에)의미없는 홈런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4번 타자다운 책임감을 보여준 것이다. 다만 이대호는 "홈런이 나왔다는 것은 밸런스가 돌아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음이 놓인다"고 첫 홈런의 의미를 설명했다. 정확히 일주일 전인 지난 15일 이대호는 "앞으로가 진짜 승부다. 이제 치지 못하면 변명은 없다"라고 스스로를 채찍질한 바 있다. 이후 이대호는 첫 장타에 이어 홈런포까지 신고하며 타격 감각이 어느정도 돌아왔음을 증명하고 있다. 한편 경기가 끝난 뒤 이대호는 첫 홈런공을 돌려 받았다고 한다. 첫 홈런에도 팀 패배에 표정을 굳힐 수밖에 없었던 이대호. `감 잡은` 이대호가 본격적인 장타 사냥에 나선다면 조만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활짝 웃으며 홈런에 기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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