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재능은 몇 가지나 될까. 옛사람들은 사람의 재주는 만 가지라 했다. 아침에는 네발로 다니다가, 낮에는 두발로 걸어 다니고, 다시 저녁이면 세 발로 걸어 다니는 존재라 한다.
아침이란 유아 때 두 팔과 두 다리로 기어 다니며, 낮이란 성장해서 두 다리로 걸어 다니는 것이고, 저녁이란 노년에 늙어서는 지팡이를 짚고, 세 다리로 걷는 것이다.
세상에 이런 동물이 또 있을까. 지능지수가 200이상이 되고, 세상에 편리하게 쓰는 물건은 사람만이 만들어 낸다. 인간의 두뇌로 발명한 것 중에 가장 많이 쓰이고, 긴요한 것이 전기이며, 가장 뛰어난 발명품이 비행기와 전자제품이란 것이다.
재주와 능력을 가리켜서 재능(才能)이라 한다. 사람은 조물주로부터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한다. 이것은 또한 부모의 유전자에 의해서 유전이 되기도 하고 후천적으로 한 분야에 오래 종사함으로 얻어지는 경험적 재능도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각자 각기 다른 재능이 있어 그것을 한 곳에 모으면 큰 기술(技術)이 되는 것이다.
한 예를 들어 한 채의 집을 짓는다고 가정하자. 한 사람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건전한 집을 지을 수 없다. 기초를 다지는 기술공이 있어야하고 목수, 미장, 새시, 타일공, 싱크대, 화장실 등의 기술자와 숙련공이 필요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설계하고 감독하는 기술도 필요로 한다.
독일 시인 괴테도 건축에 대해서는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괴테의 집’이란 괴테박물관이 있다. 거기에 들어서면 갖가지 목공예술품들이 전시돼 있는데 유달리 눈에 띄는 것이 어머니를 위한 여러 가지 물품들이다. 어머니가 생활하기 편하도록 의자며 책상, 그리고 주방용품과 생활용품들이 큰 찬사를 보낼 만큼 그의 재주는 뛰어났다.
그래서 괴테는 “하나의 재능을 위해서 태어난 자는 그 속에 그의 가장 아름다운 생존을 발견해 준다. 구상이 새롭고 도처에 재능이 넘친 작품을 볼 때마다 항상 즐거움을 느낀다”고 한다.
연말연시에 직장에 근무하는 관심 있는 사람들과 재능이 있는 자들이 모임을 형성하여 다문화 가정이나 홀몸노인, 그리고 생활보호대상자 가정을 찾아가서 집수리를 해주고 심지어 조립식이지만 새로 지어주는 행사는 정말 ‘재능나누기’의 산 표본이 되고 있다.
재능은 물질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리고 신축이나 개축에 별다른 재주나 기술이 없는 사람들은 자재 값 지원에 한 몫이 된다. 하나씩의 나눔이 큰 성과를 이루는 이웃사랑의 실천, 아무리 칭찬해도 아깝지 않다.
타고난 재능은 신(神)의 축복이다. 축복의 나눔은 곧 사랑이다.
손경호 논설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