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를 가다 보면 골목길에서 중. 고등학생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길을 멈추고 쳐다보면 학생들도 같이 쳐다보며 계속 담배를 피운다. 그래도 계속 쳐다보면 담배공초를 손가락으로 튀기면서 침을 뱉고 입으로는 궁시랑 하면서 태연히 간다. 얼마 전에는 택시를 타고 가던 20대 후반의 승객이 기사에게 담배를 피기위해 라이터를 달라고 하자 택시 내에서는 금연이기 때문에 줄 수 없다고 거부한 40대 기사를 신고 있던 구두를 벗어 때린 사건이 있었다. 한때 체벌에 대한 문제가 이슈화 된 적이 있었고 지금은 체벌이 거의 없는 상태이다. 그러나 체벌이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사랑의매’라고 표현하고 싶은 체벌은 정말 필요 없는 것일까? 30년 전에 스웨덴은 세계최초로 아동에 대한 체벌을 법으로 금지 했다. 그리고 현재는 덴마크, 스페인, 노르웨이, 핀란드 등 24개국이 법으로 체벌을 금지하고 있다. 체벌금지법을 보면 체벌이 적발된 부모는 전문상담가를 만나 훈련과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스웨덴의 성인범죄가 늘어나는 것은 어릴 때에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란 주장을 한다. 지난 8월 뉴질랜드에서는 유권자 54% 중 88%가 국민투표에서 체벌금지법 철회에 찬성했다. 그 이유는 체벌금지법을 빌미로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협박을 하는 아이들이 생기고 그 결과로 아이들의 잘못을 보고도 고치려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높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부모에게 폭행을 하는 자식들의 이야기나, 훈계하는 선생님에게 폭력을 쓰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종종 기사화되기도 한다. 이 모든 이유는 배우는 시기에 예의나 질서에 대한 엄한 교육이 없이 자유나 자율을 잘못 이해한 방종이기 때문이다. 술을 배울 때도 어른에게 배우면 나중에 실수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친구들에게 술을 배운 대부분은 실수를 한다. 어린 나이에 아무 두려움이 없이 스스로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을 사랑이 아니라 방치이다. 감정에 의한 과도한 체벌하는 것은 물론 없어야 되겠지만 자라나는 그리고 배우는 시기에 있어서 최소한의 체벌은 있어야 한다. 옛날의 어머니들은 집에 무서운 사람 하나를 만들어둬야 한다 하여 아버지의 권위를 일부러 배양시켰다. 어머니가 해 줄 수 있는 일이라도 “아버지한테 불어봐서” “아버지가 허락하면” 하는 식으로 아이들 마음속에 아버지의 권위를 심어 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버지가 권위를 지키는 가정이 별로 없고, 스승의 권위도 없다. 에스키모 남자들에게 가장 모욕적인 말이 ‘펭귄아버지’이다. 펭귄은 어미가 알을 낳으면 아비는 두발 위에 알을 얹어 한 달 남짓을 꼬박 먹지도 못하고 부화를 기다린다. 어미 펭귄은 바다에 가서 새우 등 유아식을 잔뜩 뱃속에 담고 와서는 새끼에게 먹이는데 아비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한국의 가정도 마찬가지로 아버지의 권위보다는 어머니의 힘이 더 많다. 엄부자모(嚴父慈母)가 아니라 엄모자부의 시대가 되었다. 남자 초등학생은 학교에 와서 ‘오늘 엄마한테 야단맞았다’고 하지만 중학생은 ‘오늘 엄마와 한바탕했다’고 말하며, 고등학생은 ‘오늘 엄마한테 한마디 했다’고 한다는 유머적인 이야기가 있는데 현재 우리들의 가정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 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못하다. 자라고 배우는 학생들이나 자녀들에게는 엄격함이 필요하고 때로는 두려움도 필요하다. 이 엄격함과 두려움은 고무줄과 같아야 한다, 고무줄은 너무 느슨하면 바지가 흘러내리고 너무 잡아당기면 끊어진다.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그리고 엄격한 “사랑의 매”는 꼭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옛말에 ‘엄부(嚴父) 밑에 효자(孝子) 난다’고 했다. 심만섭 대구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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