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도 있는 건데". 오릭스 이대호(30)가 벤치클리어링 사태를 촉발시키고 깜짝 놀랐다. 지난 28일 교세라돔에서 열린 세이부와 경기 도중 상대 주자와 부딪히며 언쟁을 벌인 것이 양팀 선수들과 감독까지 몰려나와 대치하는 사태를 불렀다. 상황은 6회초 1사후 벌어졌다. 상대 타자 헤르만의 타구를 잡은 오릭스 투수 니시가 너무 여유를 부리다 그만 원바운드로 악송구를 했다. 1루수 이대호가 엉거주춤하면서 미트를 댔으나 볼이 튀겨나오고 말았다. 타자 주자는 세이프가 됐다. 그런데 1루로 전력질주하던 헤르만과 이대호가 가벼운 몸의 접촉이 있었다. 그러자 이대호가 헤르만에게 다가가 불만을 표시했고 두 선수 사이에 언쟁이 일어났다. 서로 말을 나누는 상황에서 갑자기 세이부 벤치에서 선수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대치하는 상황으로 확대됐다. 더욱이 선수보다는 양팀 감독들의 언쟁으로 발전했다. 오카다 감독과 와타나베 감독이 한참 동안 서로를 노려보며 말싸움을 벌였다. 도이 세이부 수석코치까지 가세해 격렬하게 항의했다. 결국 심판의 강력한 요구를 받아 서로 악수하고 헤어졌고 8분 만에 경기는 재개됐다. 일본 언론들은 `난투일보 직전까지 갔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대호는 "야구를 하다보면 부딪히거나 손이 맞기도 한다. 선수끼리 한마디로 끝날 수 있는 것이 세이부 벤치에서 선수들이 달려나와 일이 커졌다"면서 못마땅해 했다. 이같은 상황은 양팀의 구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2년 전부터 서로 경고를 받을 정도로 거친 경기를 했다. 빈볼을 던지면서 벤치 클리어링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후 양팀 감독은 경기전 오더교환 때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을 정도로 깊은 불신 관계이다. 이대호도 "이같은 관계는 들어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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