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소재의 재난 블록버스터가 찾아온다. 인간의 뇌를 조종해 자살하게 만드는 살인 기생충으로 인해 벌어지는 재난 상황을 그린 영화 '연가시'(박정우 감독)가 그 작품이다.
'산란기가 되면 곤충의 뇌를 조종해 물 속에 뛰어들어 자살하게 만드는 기생충 연가시가 사람을 숙주로 번식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라는 설정에서 시작된 '연가시'는 한국 최초의 감염 재난 블록버스터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연가시의 실체는 무엇일까?
'연가시'(학명: Gordius aquaticus)는 철사처럼 가느다란 모양으로 사마귀나 여치와 같은 다른 곤충의 몸 안에서 기생하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을 뿐더러 산란을 위해 숙주의 뇌를 조종하는 특이한 생존 방식 때문에 학계를 비롯한 곤충 애호가들은 치명적인 공격성을 가진 연가시를 '에이리언'이라는 별명으로 칭하고 그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물을 통해 곤충의 몸 속으로 침투해 기생하는 연가시는 성충이 되면 알을 낳기 위해 물로 돌아가야 하는데, 이때 숙주의 뇌를 조종해 스스로 물가로 뛰어들게 만든다. 기생충이 어떻게 뇌를 조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 다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물가로 유인하는 신경조절물질을 분비해 자살을 유도한다고 알려져 있다. 영화는 '치사율 100%라는 치명적인 공격성을 가진 연가시가 사람에게도 감염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라는 의문으로부터 시작됐다.
연가시가 곤충을 숙주 삼았던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인간의 뇌를 조종해 자살하게 만드는 설정, 연가시가 사람의 몸 속에 침투해 기생할 수 있는 경로는 물에 의한 감염이라는 것, 인간의 삶 속에서 물은 생명과 직결된 필수적 존재이기에 이 공포감은 막강하다.
변종 연가시의 단계별 감염 증상은 갑자기 식욕이 과할 정도로 왕성해지지만 섭취량에 비해 체중이 전혀 들지 않으며, 사망 2~3일 전부터는 극심한 갈수 증세를 호소하고 열국 물을 보면 정신을 잃고 뛰어들어 익사하게 된다. 영화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는 감염재난의 상황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공포스럽게 변해가는 사람들과 감염된 가족을 구하게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장의 모습을 통해 현실적인 공포감을 안겨주고자 한다. 김명민, 김동완, 문정희, 이하늬 주연, 7월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