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21, 선덜랜드)이 스페인전에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이베르동 레 방에 자리를 잡고 스페인과 평가전, 카타르·레바논과 월드컵 최종예선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대표팀은 오는 31일 스페인전에서 현재의 상태를 점검한 뒤 다음달 9일과 12일 카타르와 레바논을 상대로 승전보를 전하겠다는 계획이다.
27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로 나누어 훈련을 진행한 대표팀은 전날 김진현과 김보경이 합류, 총 15명의 선수가 돼 본격적인 훈련을 소화할 수 있었다. 오전에 간단한 몸풀기와 기초적인 패스 훈련을 진행한 대표팀은 오후 들어서는 기본적인 전술 훈련을 시작했다.
최 감독과 신홍기 코치를 포함해 9명으로 구성된 공격진과 6명으로 구성된 수비진이 합동 훈련을 했다. 공격진은 어떻게 해서든 슈팅을 시도해 골을 넣는 것이 목표였고, 수비진은 공을 빼앗아 빠른 역습을 전개하는 것이 목표였다.
최 감독은 공격진의 원톱에 지동원을 배치시키고 처진 스트라이커에는 손흥민을 기용했다. 좌우 측면에서는 염기훈과 남태희가 빠른 돌파로 수비진을 흔들었고, 뒤에서 김치우와 김보경, 조병국이 힘을 보탰다. 수비진에서는 김두현과 구자철이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 섰고, 박주호와 최효진이 좌우 풀백, 이정수와 조용형이 중앙 수비를 책임졌다.
현재 모든 초점을 카타르와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에 맞추고 있는 대표팀으로서는 이날 훈련에 기용된 선수들을 사실상 스페인전에 선발로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최 감독은 스페인전에 컨디션 위주로 선발을 꾸리겠다고 했고, 이날 주축으로 뛴 대부분의 선수들은 25일 스위스에 입국해 일찌감치 시차 적응을 시작해 제 컨디션을 찾은 상황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이날 훈련서 선보였던 공격진과 수비진을 혼합해 선발 멤버를 꾸릴 것이 유력하다. 원톱에는 지동원, 처진 스트라이커에는 손흥민, 좌우 측면 공격수에는 염기훈과 남태희가 손·발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성용의 선발 제외가 예고된 만큼 중원에는 김두현과 구자철이 나서고, 좌우 풀백에 박주호와 최효진, 중앙 수비에 이정수와 조용형이 기용될 전망이다.
최 감독은 "훈련에서 드러나다시피 시차 적응과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피로가 만만치 않다. 그런 상황에서 무리하면 부상이 생길 수도 있고, 경기력도 좋지 않다"며 "이동국의 경우 합류해서 단 이틀을 보내고 경기에 투입되어야 하는데 선발로 기용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며 지동원의 선발 출전을 암시했다.
물론 변수도 있다. 선발의 조건이 컨디션인 만큼 뒤늦게 합류한 선수들이 생각보다 빨리 시차에 적응하고 좋은 컨디션을 보인다면 얼마든지 스페인전에 선발로 투입될 수 있다. 특히 김보경의 경우 스위스 입국 후 첫 훈련임에도 날카로운 패스 감각과 민첩한 몸놀림으로 빠른 적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