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최종예선을 안방에서 볼 수 없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놓였다. KBS MBC SBS 등 국내 지상파TV 3사 스포츠국장은 7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방송 3사가 월드스포츠그룹(WSG)와 AFC 패키지 중계권료 협상을 맺지 못해 오는 9일 카타르와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중계가 아마도 어려울 것 같다"고 밝힌 뒤 "레바논과 홈 경기 중계도 어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편적 시청권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WSG에서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며 "그동안 방송 중계권료를 높은 가격으로 사와 국부 유출이 됐었다. 국제컨텐츠 시장에서 한국이 더 이상 봉이 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방송 3사가 WSG와 협상을 맺고 있는 AFC 패키지 중계권은 4년 동안 최소 14경기에서 최대 20경기다. 월드컵 최종예선 8경기에 아시안컵과 올림픽 조별리그 6경기와 본선 진출 여부에 따라 최대 6경기를 더 중계할 수 있는 조건이다. 방송 3사는 WSG에 처음 1485만 달러(174억 원)를 제시했고 두 번째 1600만 달러(약 187억 원),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자 마지막으로 1700만 달러(약 199억 원, 세금 포함 경기당 12억 2천만원)를 제시했다. 하지만 WSG에서는 경기당 29억 9천만원의 터무니없는 중계권료를 주장했다. 방송 3사는 국내 광고 시장과 관행 등을 참고해 3차례 가격을 조정해 제안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침묵뿐이었다. 박 국장은 "시장을 고려했을 때 이정도 가격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했지만 WSG는 오직 지상파로만해서 4600만 달러(약 538억 원, 뉴미디어 제외)를 다시 제안했다. 우리도 뉴미디어의 지분을 뺀 지상파만 1510만 달러(약 177억 원)를 제안한 뒤 7일 오전까지 답변을 기다렸지만 답이 없다"고 밝혔다. MBC 허연회 스포츠 국장도 "이번 사태는 중계권료 자체로 인해 방송사가 적자가 나는 것이 핵심이 아니다. 합당한 가격이면 적자가 나더라도 보편적 시청권을 위해 중계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WSG가 제시하는 가격은 정말 터무니없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일본과 비교해 국가경쟁력 인구분포도 모든 것을 따졌을 때 5분의 1이 적당해 경기당 8억으로 계산, 그보다 높은 가격(세금 포함 12억 2천만원)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더 이상 봉 노릇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런 부분에서 시청자들이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시장의 잣대는 일본을 중심으로 계산했었다. 어느날 갑자기 중계권료가 올라온 주된 요인은 방송 3사와 스포츠대행사의 공동책임이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문제점들이 종식돼야 한다. 초유의 사태에 대해 정말 죄송한 마음이지만 터무니없는 가격 제시에 대해 더 이상 국부유출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시장의 정상적인 컨텐츠 시장을 만들기 위해 결정했다. 하지만 협상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다면 열린 마음으로 수용할 것이다"고 밝혔다. 최강희호는 9일 새벽 1시 15분에 카타르와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을 치른다. 극적 타결이 되지 않는 이상 국내 팬들은 안방에서 카타르전을 볼 수 없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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