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일원에서 개최된 지난달 26일~29일까지 제41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예천여중 2학년 박유경 선수가 대망의 금메달을 획득해 양궁메카인 예천의 위상을 전국에 드높였다. 참으로 기쁘고 고맙다. 박 선수를 훌륭하게 뒷바라지 해 준 부모님의 노고를 치하하며, 박 선수를 지도하신 코치와 감독선생님한테 고마움의 인사를 전한다.
이번 금메달이 갖는 의미는 왜 특별한가? 김진호 선수와 윤옥희 선수를 배출한 우리 예천에서 확실한 후계자를 갈망해 왔기 때문이다. 제34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30m 거리종목 금메달을 획득한 이다빈(당시 예천여중 3년) 선수 이후, 7년 동안의 담금질 끝에 예천 양궁 부활의 신호탄을 날렸으므로 더없이 영광스럽다.
예천 초·중학교 선수 중에는 전국 상위권에 드는 선수가 여럿 있다. 예천초등학교 조승욱(6년) 군은 제23회 전국남여초등양궁대회(4월 29일) 30m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예천중학교 송창협(3년) 군은 제25회 전국실내양궁대회(2월 14일)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적이 있다. 그런데 안산 시낭운동장에서 개최된 본 대회에서는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서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든지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유망주이므로 미래는 밝고 든든하다.
올해 시무식을 마치고 내가 제일 먼저 챙긴 업무가 바로 양궁연습장을 방문하고 선수를 격려하는 행사였다. 다섯 달 동안 오직 금메달을 바라보고 달려왔건만 대회 3일째 오전까지 금메달 없이 경기장을 지키고 있자니 별의별 생각이 다 떠올랐다. 좀더 치밀하게 지도하지 못한 자책감이 소름 돋듯이 온몸에 번졌다. 하지만 중학생 남여 개인전에 희망을 걸고 역전승을 노리며 결코 포기할 수는 없었다.
드디어 대회 마지막 날이다. 박유경 선수와 김동일(예천중 2년) 선수가 남여 16강전에 나란히 진출해 있어 기대감이 부풀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두 선수가 8강에 동반 진입해 사기가 올랐다. 김동일 군은 아쉽게 8강에서 멈추고 박유경 선수가 무난하게 4강에 안착했다. 유일한 희망이었다. 준결승전에서 광주광역시 대표에게 4:0으로 몰린 경기를 4:4 동점을 만들고 5:5에서 화살 한 발로 운명을 결정짓는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하고 결승전에서 7:1로 인천광역시 대표를 가볍게 제압해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박 선수의 체력과 기량, 그리고 담력 등 3박자가 어우러져서 대회 마지막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보다 더 극적일 수는 없다.
박 선수는 지난 3월부터 전 양궁국가대표 김성남 코치의 맞춤형 지도를 받으면서 실력과 담력이 크게 향상됐다. 코치와 선수는 호흡이 맞아야 한다는 의미를 새삼 알듯하다. 김 코치는 박 선수가 위기에 몰렸을 때도 미소를 잃지 않고 박 선수와 눈을 맞추며 전술을 지휘하고 어깨를 주물러 주면서 안정을 시키는 등 온화하고 차분하게 지도하는 모습이 선명한 필름으로 남는다. 금메달의 50%는 당일 현장에서 지도자가 실시간으로 세밀한 전술을 투입할 때 완성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제 축제는 끝이 났다. 평상심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이미 경쟁자들이 맹훈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신 이영우 교육감님과 이현준 군수님, 그리고 김도영 경북양궁협회장님께 감사드린다. 선수들을 알뜰하게 챙겨주신 예천여중 박영재 교장선생님과 예천군청 문형철 감독님, '양사모' 회원 여러분들의 성원에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박유경 선수가 자신이 꿈꾸는 대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대한민국과 경북 예천을 빛내 주길 간절히 기원한다.
김예희 경북 예천교육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