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올림픽 '금사냥' 눈길 아마추어와 프로를 망라해 세계 최고의 스포츠 축제 중 하나인 올림픽에서 가장 높은 단상에 서서 국가(國歌)를 울려 퍼지게 하는 것만큼 운동선수에게 최고의 영광도 없을 것이다. 특히나 올림픽 메달 획득 여부가 전국민적 관심사일 뿐더러 그에 따라 연금 지급의 규모가 달라지는 한국 사회에선 더더욱 그렇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학창시절부터 시작해 거의 10년 이상을 오직 올림픽 무대만을 바라보고 힘들고 고된 훈련을 참아왔기에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렇기에 한편으로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 선수들이 받는 부담감과 스트레스 역시 크다. 이는 지켜보는 이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제 금메달 획득 여부에 초조해하고 행여나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못했을 때 실망하는 일, 적어도 역도의 장미란(29, 고양시청) 만큼은 그런 부담감에서 놓아 주어야 하지 않을까. 결론부터 먼저 말하면 그녀는 이미 여자 역도계의 레전드이며 자기 분야에서 모든 것을 이뤘기 때문이다. 지난 2004아테네 대회에서 21살의 나이로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아 은메달을 따낸 장미란은 2008베이징올림픽에선 75kg이상 체급에서 인상 140kg, 용상 186kg, 합계 386kg을 들어 올리며 세계신기록 수립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자신의 3번째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있다. 그 사이 장미란은 아시아선수권(2012)과 아시안게임(2010)은 물론 세계선수권대회 4회(2005~07, 2009) 연속 우승까지 각종 국제대회를 석권하며 남자의 전병관에 이어 역대 2번째이자 여자 역도 사상 처음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사실상 한국 여자 스포츠 스타 중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물론 장미란은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마지막 힘과 지혜, 국민적 염원까지 모아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다면 그 보다 더 기쁜 소식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역 생활 중 이룰 걸 모두 이뤘다는 점에서 어쩌면 금메달 획득 여부는 이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한편 모든 스포츠 스타들이 그렇듯 장미란 역시 어느덧 29살의 나이가 됐고 그러면서 점점 젊은 선수들의 큰 도전을 받고 있다. 장미란의 말마따나 중국의 주룰루(24)나 러시아의 타타아나 카시리나(21) 등 어린 선수들이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 그 만큼 이번 여자 역도는 75kg이상급은 그 어느 대회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또 장미란은 현재 왼쪽 어깨 부상을 안고 현재 회복 중에 있다. 물론 다양한 국제무대 경험을 가진 그녀에게 지금의 부상은 크게 문제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장미란도 4년 전 대회와 비교해 지금이 더 부담이 된다고 털어놓았다. 챔피언의 자리에서 대회를 맞이하는 것과 도전자의 입장은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마음을 졸이며 보지 말자. 그녀는 이미 충분히 자기 몫을 다 했고 그간의 성과와 노력만으로 성적에 상관없이 이번 런던올림픽을 즐길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금메달까지 따 올림픽 커리어의 대미를 장식한다면 그보다 기쁜 일은 없겠지만, 설령 만의 하나 그녀의 말처럼 우리 모두가 생각하고 바라는 성적을 거두지 못하였다 한들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것과 상관없이 장미란은 한국 스포츠계가 영원히 아끼고 존경해야 하는 슈퍼스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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