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는 심각한 전력부족이 예상된다는 언론기사가 이어지고 있다. 양질의 전력은 국가 경제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국민 개인의 깨끗하고 건강한 생활을 위해 필수적이다. 무더위로 불쾌지수가 치솟는 여름에 정전으로 인해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거나 냉장고에 저장된 음식이 썩어가는 상황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이다. 전력 예비력이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백만 킬로와트급의 대용량 원자력 발전소에서 고장정지가 발생하면 국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원자력 발전소 고장정지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운전중인 신월성 1호기 정지에 관한 기사는 조금 과장된 부분이 있어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약간의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신월성 1호기는 시운전중인 발전소이다. 원전의 시운전이란 원전이 수명기간 동안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많은 복잡한 시험을 처음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자동차회사에서 신형자동차를 출시하기 전에 수년간에 거쳐 로드테스트를 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물론 원전의 시운전시험은 좀 더 복잡하고 규모가 큰 시험이며 안전하게 수행되어야 한다. 시운전 시험은 원전 안전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예상할 수 있는 모든 과도상황을 부여하여 수행한다. 심지어 정상적으로 출력운전중인 터빈발전기를 수동으로 정지하기도 하고, 소외에서 공급되는 전원을 중단시켜 발전소의 모든 계통이 자동적으로 안전하게 운전되는지를 확인하기도 한다. 이렇게 발전소의 전체 시스템을 대상으로 처음 시험을 하다보면 수만 가지 원전설비 부품 중 교정이나 교체가 필요한 불량부품이 나타나기도 한다. 원전설비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신형 자동차의 경우에도 출시 이후 고장이 발생하기도 하고, 리콜을 통해 문제가 있는 부품을 교체하기도 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에 관한 관심이 커졌고 기대수준도 높아졌다. 원전 종사자의 완벽한 업무자세와 책임의식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경제사정도 어려운 무더운 여름에 원전으로 인해 국민의 불쾌지수를 높이는 일은 없어야겠다.
김영균 월성원자력 제3발전소 시운전발전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