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한 일이 잘못되어 자기의 지위·명예·체면 따위를 깎이는 것을 ‘망신’이라 하고 체면이 사나워 지거나 아니꼬움에 대한 부끄러움을 창피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일로 인하여 당하는 피해를 망신 당했다. 창피 당했다 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 어느 사회학자는 사람은 지위로 인해서 행복과 불행을 점친다고 했다. 지위는 개인의 사회적 신분에 따르는 위치나 자리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높은 지위는 위인을 점점 훌륭하게 하고 소인배를 점점 작게 한다는 말이 있다. 높은 자리는 매양 위대한 법이다. 사람들이 쳐다보고 흉의 대상을 찾으며 눈에 뜨이는 자리에는 사람의 질투가 모이는 법이라 했다.
미국의 한 의회 의원이 출장비로 아들의 티셔츠를 샀다가 망신을 당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미국에서는 의원들이 해외 출장에 나설 경우 하루에 제공받는 경비는 최대 한국돈으로 약 28만원이라 한다. 의회가 정한 규정이다. 이 경비에는 숙박료, 하루 세 끼의 식사, 교통비와 팁 등이 포함된다. 독립기구인 미 의회윤리사무국이 최근 6명의 연방 하원의원이 이 경비 중 일부를 사용하지 않았으면서도 반납하지 않았거나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문제삼고 나섰다. 그만큼 미국 의회의 투명성이 높고 윤리기준이 엄격하다는 이야기이다.
또 한 미의원은 하루 출장비에서 경비를 아껴서 인형‧엽서 지갑을 샀으며 또 어떤 의원은 터키로 출장을 다녀오면서 조각상과 깃발 등의 기념품을 자신의 의회 사무실 책상위에 놓아두었다가 들통이 나서 사유서를 쓰고 고통을 당했다고 한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지, 공직에 근무하는 분들에 묻고 싶다. 출장가기 전 의원들이 제출한 일정표를 기준으로 출장 중 외국 정부 등으로부터 식사 대접을 받았는데도 의원이 식사비를 냈다고 주장했는지를 따져 볼 정도에 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공(公)과 사(私)를 분명하고 엄격하게 조사해 그 투명성을 밝히자는 의도이다.
손경호 논설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