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어른들의 말씀이 “동지, 섣달 긴긴 밤을 그렁저렁 보내고 나니 소한, 대한이 닥친다. 이것만 보내면 얼어 죽을 놈 없을 텐데.”
아직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옛 풍습에 젖어 양력설보다는 음력설을 많이 지킨다. 그래서 달력에도 보면 양력으로는 하루가 휴일이지만 음력설은 3일씩이나 된다. 이름도 신정, 구정으로 구분해 부른다.
지난해 세모에도 각계각층에서 후한 나눔의 문화로 듣기 훈훈한 연말을 보냈지만 구정에도 역시 그립고 따뜻한 정은 우리만이 가지는 미풍양속이라 여겨져서 정말 감사한 일들이 많아졌다.
나눔에 관한 어느 교수님의 말을 빌리면 부자란 통장에 천문학적인 숫자의 돈을 넣어둔 이가 아니다. 부자는 늘 베풀 것이 있는 사람이다. 돈이 있으면서 베풀지 않는 사람은 부자가 아니라 인색한 사람이고 명품으로 휘감고 다니면서 베풀 줄 모르는 사람도 부자가아니라 자아도취적인 이기적인 사람이다.
인색할수록 낙천적이지 못하고 자아도취적일수록 자존감이 낮다고 하지 않는가. 그럴 수밖에 없다. 우리가 나눌 수 없는 것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이 없어서다. 언제나 마음이 비밀이다. 풍요로울 때는 세상 전체를 품다가도 인색할 때는 바늘 꽂을 자리 하나 없는 불쌍한 처지에 존재하고 있다.
종교, 사회단체는 물론이고 정부가 나서서 나눔 문화 정착을 위해 발로 뛴다는 생각에 큰 찬사를 보내고 싶다.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은 머리가 아니고 가슴이다. 몸에서, 삶에서 오는 것이다.
나눔은 진짜 아름다운 힘이다. 권력의 핵심부에 흐뭇하고 따뜻한 삶의 소유자가 많을수록 나눔의 온기가 세상을 더 훈기나게 만들 것이다. 나눔은 두배의 기쁨이요, 사랑이 담긴 나눔은 진정성이라서 주위에 있는 자에게 자발성이 된다.
손경호 논설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