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이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8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브라질과 4강전에서 0-3으로 완패,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이로써 한국은 멕시코에 1-3으로 패한 일본과 3-4위전에서 맞붙게 됐다.
전반전까지 한국은 브라질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전반 37분 호물로에게 허용한 뒤 속절없이 무너졌다. 점유율에서 52-48로 다소 앞섰고 슈팅 수에서도 10-10으로 대등했다는 점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다. 일본과 3-4위전이 남았기 때문.
홍 감독은 선택과 집중을 했다. 브라질전보다는 3-4위 결정전을 택한 것.
한국은 후반 12분 레안드루 다미앙에게 두 번째 골을 허용하자, 후반 14분 구자철을 빼고 정우영을 투입했다. 사실상 승부를 뒤집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3-4위 결정전을 생각하면 조별리그부터 많은 경기를 소화해 온 구자철에게 쉴 시간을 줄 필요가 있었다. 혹독한 일정 속에 영국과 연장전을 치른 만큼 휴식이 필요했다.
홍 감독으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한다고 해서 한국의 도전이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올림픽 사상 첫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가 아직도 진행 중인 것. 홍명보가 오는 11일 예정된 일본과 3-4위 결정전서 승전보를 알린다면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달성하게 된다.
물론 종료 휘슬이 울리지도 않았는데 경기를 포기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메달 획득 하나만을 바라고 피땀을 흘려왔다. 포기할 건 빠르게 포기하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건 빨리 해야 했다. 그 평가는 지금이 아닌 일본과 승부가 끝난 후에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