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한국 데뷔 첫 해부터 100이닝을 돌파했다. 개인에게나 한국프로야구에나 상당한 의미가 있는 기록이다. 박찬호는 지난 14일 포항 삼성전에서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사구 5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7패(5승)째를 당하며 평균자책점도 4.32로 올랐다. 하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96이닝을 던진 그는 당당히 100이닝(102이닝)을 돌파했다. 박찬호의 100이닝 돌파는 지난 2006년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 136⅔이닝을 던진 이후 6년 만이다. 더욱 놀라운 건 그의 나이다. 1973년생의 박찬호는 우리나이로 마흔의 노장이다. 우리나이 마흔의 투수가 100이닝을 넘긴 건 송진우(46) 한화 투수코치가 유일하다. 송 코치는 만 39세이자 우리나이 마흔이 된 2005년 127⅔이닝으로 규정이닝을 넘겼고, 2006년에도 147⅓이닝을 소화했다. 이어 2008년 만 42세이자 우리나이 43세로 132⅔이닝을 던졌다. 최고령 최다이닝이다. 박찬호 100이닝 돌파는 이처럼 많은 의미를 갖는다. 그는 2006년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로 뛰지 못했다. 2007년부터 마지막 해였던 2010년까지 4년 연속 100이닝을 넘길 수 없는 보직이었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에서는 선발로 뛰었지만, 부진과 부상에 발목이 잡히며 42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6월 이후 1군에 오르지 못한 채 2군에서 마감해야 했다. 많은 기대 속에 한국프로야구에 입성한 박찬호는 그러나 우려도 없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부상 전력과 많은 나이. 우리나이 불혹의 투수 그것도 바로 전 시즌 햄스트링 부상으로 제대로 기회를 살리지 못한 투수였기에 얼마나 활약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붙었다. 하지만 그는 모든 편견과 우려를 불식시키며 당당히 100이닝을 돌파했다. 우리나이 40대 투수로는 송진우에 이어 두 번째 기록. 팀의 제4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박찬호는 6월초 피로누적, 7월 중순 허리 통증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두 번 걸렀을 뿐 나머지 경기는 모두 빠짐없이 지켰다. 한화 선발 투수 중에서 유일하게 엔트리 제외 없이 자리를 지키며 이닝을 소화했다. 최다이닝은 7이닝 한 번 뿐이지만, 5회 이전 조기강판된 것도 3경기에 불과하다. 선발투수로서 최소한의 역할을 꾸준하게 해내며 팀에 보탬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이 마흔에 선발을 지킬수 있는 건 결국 실력과 자기관리다. 당초 우려와 달리 그는 한화에서 가장 부상없이 자신의 공을 던지고 있다.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겪은 노련미와 실력에다가 철저한 자기관리로 몸을 지탱하고 있다. 6년만의 100이닝 돌파는 승패를 떠나 더욱 의미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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