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함과 빠르기. 축구의 기본 두 가지였지만 잠비아를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5일 안양 종합운동장서 열린 잠비아와 평가전서 이근호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승리를 거뒀다.
해외파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3기 최강희호였지만 아프리카 챔피언 잠비아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한국은 시종일관 잠비아를 압박한 끝에 승리를 따냈다. 내용과 결과 모두 합격점이었다. 손발을 맞춘 지 오래 되지 않았지만 큰 문제는 노출되지 않았다.
이날 한국을 표현하는 단어는 두 가지였다. 정교함과 빠르기. 두 가지를 바탕으로 한 한국은 이동국과 김신욱이라는 두 명의 장신 스트라이커를 내세워 제공권을 장악, 경기를 풀어나갔다. 효과적이었다. 특히 김신욱의 포스트 플레이는 한국에 수 차례 기회를 제공했다.
김형범과 신광훈의 정확한 크로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형범은 칼날 크로스와 프리킥, 코너킥을 김신욱의 머리에 연결했고, 신광훈은 오른쪽 측면에서의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공격의 날카로움에 힘을 보탰다. 전반 15분에는 김형범이 정확한 프리킥으로 이근호에게 보내 선제골을 기록하게 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빠른 스피드도 자랑했다. 대표 주자는 이근호였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이근호는 2선에서의 침투와 측면 돌파로 잠비아 진영을 휘젓고 다녔다. 후반 2분 터진 이근호의 두 번째 골은 그의 장점을 한 눈에 들어오게 했다. 넓은 활동량과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2선 침투였다. 이근호를 막기 위해 세 명의 잠비아 수비진이 붙었지만 오히려 골키퍼의 시야를 가려 골을 허용하게 했다.
이근호 만큼 이승기도 위협적인 측면 침투를 선보였다. 이근호의 두 번째 골은 이승기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순간적인 침투로 잠비아의 진영의 왼쪽으로 침투, 넓은 시야로 아크 정면에 있던 김정우에게 연결한 것. 김정우는 이를 다시 발꿈치 패스로 이근호에게 연결해 골로 만들었다. 김정우와 이근호의 패스 호흡도 뛰어났지만 이승기의 빠른 스피드와 침투를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축구를 함에 있어 정교함과 빠르기를 추구하지 않는 팀은 없을 것이다. 말 그대로 기본 중에 기본. 하지만 최 감독은 잠비아전을 통해 기본에 충실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해외파 출동이라는 화려함은 없었지만, 한국 축구의 기본 K리그만으로도 세계 축구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