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신명께 비나이다’ 우리네 어머니들이 간절한 소망이 있을 때 뒷마당 장독대에 정안수를 떠 놓고 두 손 모아 빌 때 하시던 말이다.
그랬다. 우리네 어머니들은 간절하고, 간절해서 무엇인가에 의지하고 싶기는 하지만 딱히 드러내놓고 하기에는 부정탈 것을 염려해 혼자만 몰래 비는 것이다.
그것도 어머니가 가족들을 위해 늘 정성을 쏟아 어루만지고 하는 장독대를 선택하는 것도 가족들의 무사안녕과 직결되는 아주 작은 바램들이지만 어머니들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을 간절하게 빌고 싶은 것이다.
아마도 성백영 상주시장도 이러한 마음으로 빌고 또 빌었던 우리네 어머니들의 심정으로 교회와 사찰 그리고 성당을 찾았을 것이다.
성 시장은 27일부터 29일까지 공식적으로 휴가기간 임에도 불구하고 태풍으로 인한 재해비상상황을 감안해 휴가를 반납하고 재해상황을 주재하는 등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그리고 27일 저녁에는 간부 공무원들과 함께 상주교회, 흥복사, 개운동 성당을 찾아 간절(?)하게 태풍피해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기를 빌었다.
성 시장이 종교시설 3군데를 찾아다니면서 태풍피해가 없기를 신들에게 기원하고 성심으로 기도한 것은 나무랄 데가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이를 홍보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데에 시민들은 불편해 하고 있다.
성 시장이 종교시설을 방문하고 기도하는 것은 성 시장 개인의 사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뭐라 할 이유가 없지만 이를 보도자료를 내고 사진을 찍어 이렇게나 열심히 뛰어 다닌다고 떠벌릴 필요까지는 없다고 시민들은 말들을 하고 있다.
여기에다 공무원 내부에서 조차도 성 시장의 이번 행보에 대해서는 그 정도가 지나치다 못해 시장으로서의 품위마저 내던져 버렸다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기도한다고 태풍피해가 없다면 누군들 기도하지 않겠는가 하는 질타에 대해 성 시장은 무어라 말하고 싶은 것일까?
그러면 태풍으로 인해 상주시에도 많은 피해가 났는데 이는 성 시장의 기도가 부족해서 났다고 하면 말이 될 까?
성 시장이 각종 행사장은 물론이고 모든 장소에서 기념사진촬영에 신경을 곧추세우는 모습에 달가워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성 시장이 하다하다 이제는 교회가고, 절에 가서, 성당에서 기도하는 것 까지 알리고자 하는 것은 적정선을 넘어 어디까지 갈지 전혀 예측을 할 수 없다며 개탄스러워 하고 있다.
시장으로서 시정을 수행하면서 일정부분에 있어서는 정치적인 쇼가 필요하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이번과 같이 태풍피해를 종교시설에 가서 종교적인 힘을 빌어 보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시민들은 그럴 시간이 있으며 취약지구를 한번 더 돌아보고 피해발생시 신속한 복구대책을 점검하는 것이 시장으로서의 책임이고 의무를 다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성 시장의 의도야 시장으로서 최선을 다했지만 그래도 종교의 힘까지 빌어볼 요량으로 했으면 성심을 다해 기도하는 것으로 만족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정치적인 쇼로 만들어‘나는 이렇게 까지 했다’라는 식의 쇼는 제발 그만두어야 한다.
성 시장이 상주발전을 위해 중앙인맥을 통해 기업유치를 비롯해 획기적인 발전을 약속 했는데 과연 무엇을 했는지 시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이러다가 성 시장이 시장으로서 최선을 다했다면서 또 신의 도움을 요청하는데 주저함이 없을 것 같아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황창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