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화두가 소통이다.
청와대의 소통부재가 도마위에 올랐는가 하면 새누리당의 박근혜 대권후보자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리더쉽과 비교하는 등 소통에 대해 국민들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마찬가지로 상주시장에 대해서도 지난 2년간 소통이 문제가 되곤 했다.
소통이 부족해 한 때는 주민소환제라도 해야겠다며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서명운동을 한다는데 까지 가자 부랴부랴 성백영 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소통의 부재에 대해 사과하고 개선하겠다는 뜻을 표명하는 것으로 마무리되기도 했다.
아울러 공무원들과의 소통에 있어서도 개선책을 내놓은 것이 직원들과의 대화의 장을 마련한 것이었다.
최근 7급이하, 또는 6급 이하 직원들과의 대화를 위해 여러차례 자리를 한 바 있고, 24개 읍면동을 순시하면서도 가급적이면 하위직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들을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처음 하위직 공무원들과의 대화의 장에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이를 시정에 반영하겠다는 의지가 다소나마 있었지만 최근에 와서는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 공무원들의 시각이다.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데 있어서 수백명이 한자리에 앉아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한다고 하는 것 자체부터가 현실성이 떨어지는데다 성 시장이 이야기를 들어주던 자세가 차츰 말을 하는 쪽으로 바뀌어 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지난 3일에는 새로 지은 실내체육관에서 전체 공무원들을 모아 놓고 청렴실천 다짐대회라는 명칭을 붙이고는 실과소장으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고 선서도 받았다.
그래놓고서는 공무원들 대화의 장을 만들었다며 부산을 떨고 있다고 공무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천 여명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그것도 저녁 6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 저녁도 굶어가면서 한 다는 것이 실과소장으로부터 현안보고를 받는 다는 것은 대화의 장이라는 허울만 있고 실제로는 시장으로서 할 수 있는 직권을 최대한 활용해 쇼를 했다고들 말하고 있다.
여기에다 당초에는 대화의 장에 참석여부를 자율적으로 한다고 해 놓고는 총무과에서 출석표를 제출토록 하면서 무슨 염치로 허심탄회한 얘기가 나온단 말인가라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모 공무원은 “총무과에서 출석체크를 하는데 어떤 공무원이 애로사항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총무과에 잘못 보이면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지 모르는데”라며 볼멘소리를 쏟아 냈다.
성 시장이 하위직 공무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자 하는 소통의 의지는 높이 사줄만 하지만 방식이나 절차는 ‘벽창호’란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다.
성 시장이 직원들 이야기를 듣는 시간보다 자신의 치적을 알리는데 우선하는 대화의 장을 계속 한다는 것은 무의미 하다고 하겠다.
우리네들 정서는 시장 앞에서 조심스러운 것인 만큼 허심탄회하게 말하는 분위기를 위해서는 2-30여명의 단위로 저녁을 먹으면서 소주 한 두잔을 할 때 비로소 마음에 담아 두었던 보따리를 풀어낸다는 것을 성 시장도 잘 알고 계실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도 자꾸 일방통행식으로 간다는 것은 시장을 보좌하는 직원들의 경직된 사고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한다면 성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벽창호를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황창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