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의 능력은 변함 없었다. 하지만 최전방 공격수진의 골 결정력 부족이 QPR의 첫 승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박지성은 리그컵을 포함해 4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하며 팀을 이끌었다. 공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펼쳤다. 유럽의 스포츠 통계 전문업체 '옵타 스포츠'는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를 앞두고 박지성이 올 시즌 리그를 통틀어 '오픈 플레이(open play·세트 피스가 아닌 일반적인 경기 상황)'에서 가장 많은 득점 기회를 열어준 선수라는 데이터를 내놓았다.
박지성의 활발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QPR은 좀처럼 골을 넣지 못했다. 16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인 로프터스 로드에서 끝난 첼시와 경기서도 변함없이 선발 출장했다. 중앙과 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박지성은 동료들의 부진한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전방 공격진에 제 몫을 하지 못하자 박지성은 후반 10분에는 후방에서 연결된 롱패스를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박지성과 함께 새롭게 영입된 그라네도로 적극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날카로운 패스 연결을 통해 전방 공격진에게 기회를 만들어줬지만 골 결정력이 좋지 않았다.
박지성은 후반 16분 상대진영 왼쪽에서 낮게 연결된 볼을 첼시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박지성의 슈팅은 첼시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나며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첼시를 상대로 그라네로와 함께 치열한 경쟁을 펼친 박지성은 공격과 수비 전반에 걸쳐 큰 활약을 선보였다. 박지성은 기록으로 드러난 모습과 함께 수비적인 모습에서도 최고의 능력을 선보였다. 어느 때보다 최전방 공격진의 골 결정력 부족이 아쉬운 한판이었다.
한편 박지성은 존 테리와 주장 대결서는 완승을 거뒀다. 존 테리는 지난해 10월 QPR와 경기서 안톤 퍼니난드에게 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말을 내뱉으며 파문을 일으켰다. 무죄 판결을 받기는 했지만 퍼디난드는 존 테리와 경기 전 악수를 거부하기도 했다.
부담이 생긴 존 테리는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주장인 존 테리의 활약이 흔들리면서 첼시의 수비도 평소보다 더 흔들렸다.
결과는 0-0. QPR은 올 시즌 첫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비록 골 결정력 부족으로 골 맛을 보지는 못했지만 전방위적 활동을 펼친 박지성과 골키퍼 줄리우 세사르의 선방이 팀을 변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