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역시 이란이었다. '죽음의 원정길'이라는 표현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고 10만 명이 운집한 아자디 스타디움은 말 그대로 원정팀의 무덤이자 아시아의 캄프 누 그 자체였다.
이란 원정에서 사상 첫 승리를 노렸던 최강희호가 10명이 싸운 이란에 덜미를 잡히며 브라질월드컵 본선행에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4차전 이란 원정에서 후반 30분 자바드 네쿠남에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최강희 감독으로선 이란을 상대로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았고, 후반 10분 마수드 쇼자에이가 퇴장까지 당한 상황에서 패했기에 더 큰 충격이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전반 2번이나 골대를 맞춘 게 한국에는 너무나 아쉬웠다.
이날 패배로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첫 패배를 기록한 한국은 A조 1위를 유지했지만 2승1무1패 승점 7점으로 이란(2위)과 같은 승점을 기록하게 됐다. 골득실(한국 +5, 이란 +1)에서 앞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은 우즈베키스탄(1승 2무, 승점 5)의 추격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다행히 한국은 최종예선 전반기에 원정 3경기를 소화하며 남은 일정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게 됐다. 총 8경기를 치르는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홈 3경기, 원정 1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최강희호는 5개월의 휴식기 후 열리는 내년 3월 26일 5차전을 시작으로 6월에 3경기를 연속으로 치른다. 이중 홈에서 치르는 카타르전(3월 26일)과 우즈베키스탄(6월 11일) 이란전(6월 18일)은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다. 남은 승부의 관건은 단 한 번 남은 원정 경기인 레바논전(6월 4일)이다.
레바논과 통산 전적에서 7승 1무 1패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는 한국이지만 원정에서는 1승 1무 1패를 기록 중이다. 가장 최근 원정경기서 1-2로 패한 바 있어 방심할 수 없다. 레바논 원정만 잡으면 한결 편안하게 남은 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이유다.
▲ 대표팀 월드컵 최종예선 잔여일정
- 한국-카타르(2013년 3월 26일, 홈)
- 레바논-한국(6월 4일, 원정)
- 한국-우즈베키스탄(6월 11일, 홈)
- 한국-이란(6월 18일, 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