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두 번째 경기 만에 박희수와 정우람을 모두 무너뜨렸다. 롯데가 1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값진 역전승을 거뒀다. 롯데는 1-4로 뒤지고 있던 7회초 SK 셋업맨 엄정욱과 박희수를 상대로 3점을 뽑아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이후 연장 10회서 철벽 마무리투수 정우람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5-4 승리, 짜릿한 역전승으로 시리즈 전적 1-1을 만들며 가벼운 마음으로 부산으로 내려갔다. 그야말로 힘과 힘의 대결에서 거둔 승리였다. 롯데는 교체된 SK 유격수 최윤석이 수비에서 흔들리는 것을 놓치지 않으며 추격했고 그 기세를 박희수를 상대로도 이어갔다. 대타 조성환이 박희수의 바깥 직구에 중전안타를 날려 4-4 동점을 만들었으며, 정우람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10회초 정훈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점을 올렸다. 반대로 롯데 불펜은 비록 정대현이 6회말에 적시타를 맞았지만 김성배와 최대성의 무실점 투구로 SK 타선을 제압했다. 이날 경기 전 롯데 양승호 감독은 “박희수, 정우람 모두 대단한 투수지만 공략하지 못할 투수는 아니다. 단 하나의 구질, 또는 하나의 코스만 노리고 들어온다면 때려낼 수 있다”며 집중력으로 상대 필승조를 상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 감독은 1차전이 열리기 전에도 “정우람을 공략할 수 있다. 정우람의 공이 강하지는 않다. 정우람의 바깥쪽 유인구에 말려들곤 하는데 그것만 속지 않으면 된다”고 자신감을 전한 바 있다. 경기 후 조성환은 동점타를 때려낸 순간을 회상하며 “감독님께서는 정타를 주문했다. 어차피 SK 투수들 제구력이 좋으니까 '들어오는 공을 놓치지 마라',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스윙하라'고 말씀해주셨다”며 “그런 말씀이 선수 입장에서는 분명 도움이 된다. 희수가 제일 자신 있는 공을 던지지 않을까하고 그 공을 노린 것이 주효했다"고 양 감독의 주문대로 박희수의 공 하나만 노린 게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조성환은 포스트시즌 내내 공수에서 부진했고 발목 부상까지 겹치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하지만 양 감독의 조성환 대타 작전이 대성공하면서 조성환은 물론, 롯데 팀 전체의 사기도 순식간에 치솟았다. 조성환도 “1승 이상의 경험과 자신감을 얻었으리라 생각한다”고 2차전 승리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롯데는 정우람 또한 양 감독의 주문처럼 유인구의 말려들지 않는 인내로 상대했다. 롯데 타자들은 정우람의 체인지업을 버린 채 오로지 직구만을 바라봤고 치기 힘든 로케이션의 공은 과감하게 버렸다. 결국 정우람은 제구난조를 겪으며 흔들렸다. 전준우의 몸에 맞는 볼을 시작으로 황재균의 중전안타가 터졌고 김주찬이 고의4구로 출루한 후 정훈이 높은 공을 참아내며 3루 주자 전준우를 불러들였다. 이로써 롯데는 포스트시즌에서 거둔 모든 승리를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 홍상삼을 공략하며 시리즈 흐름을 가져왔고 플레이오프 역시 2차전 짜릿한 연장 역전승으로 시리즈를 가져갈 수 있는 도화선을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양승호 감독은 “큰 경기는 작은 계기에서 승부가 갈린다. 철저하게 준비 하겠다”고 방심하지 않고 3차전을 가져가 시리즈를 앞서갈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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