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땅콩'의 시대가 졌다. 그러나 지도자로서의 또 다른 기대감에 두 눈을 반짝였다. 김미현(35, KT)이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김미현은 18일 미국여자골프투어(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에 앞서 인천 중구 운서동 스카이골프 72 GC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이번 대회를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분홍색 체크 셔츠를 입고 화사한 표정을 지은 김미현은 "너무 갑작스런 은퇴를 해서 많은 분이 놀란 것 같다"면서 "이 자리에서 눈물보다는 앞으로 더 할 일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기대 크다. 아쉬움 많지만 앞 일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더 눈을 반짝이고 있다"고 여유를 보였다. 김미현은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에 대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지만 매 대회 최선을 다했고 소중했기 때문에 콕 집어낼 수 없다"면서 "하지만 은퇴를 하고 나면 이번 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왕이면 한국에서 하는 LPGA 대회를 은퇴무대로 삼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는 김미현은 "성적이 없어서 나올 수 없는 대회였는데 주최측에서 편의를 봐주시고 초청해주셔서 뜻깊은 대회"라고 고마움과 그 이유를 들었다. "통산 8승을 거뒀는데 10승을 채우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쉽다"며 LPGA 10승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낸 김미현이다. 그러나 이내 "제 체격 등 모든 조건을 보면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이 복을 받은 것 같다. 몇 년전으로 돌아가도 이런 성적을 낸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평생 1승도 못한 선수도 있는데 그건 과욕인 것 같다. 즐겁게 행복한 마음으로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겸손해 했다. 김미현이 은퇴를 결심한 것은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부상이었다. "수술 후 결과는 그 전보다 좋아졌다. 하지만 선수로서 뛰는 몸상태는 아직 안된다"는 김미현은 "지난 1월 무릎과 발목 수술을 했다"면서 "작년 많이 아팠는데 3~4년 더 뛰고 싶어 참아가며 무리한 것이 몸을 망가뜨린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18홀을 돌 수 있는 몸상태가 아니다. 7월까지 재활만 했다. 9홀 정도 걸으면 나도 모르게 절뚝거린다"는 김미현은 "선수로서 그런 모습 보이기 싫다. 이 대회 나오는 것도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이왕이면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데. 그래서 부담 많이 된다"고 말했다. 또 하나 은퇴 이유는 예전만 못한 승부욕이었다. 김미현은 "원래 승부욕이 강했다. 남한테 지면 분하고 억울했다. 그래서 다음 대회에서 잘치고 그랬다. 그런데 요즘은 어린 선수가 나와서 하는 모습이 무조건 이뻐 보였다"면서 "이제는 승부욕이 없어졌다. 골프가 즐겁기만 하다"고 웃었다. 더불어 "은퇴 후 선수 위주 아카데미 쪽을 생각하고 있는데 시기가 더 늦어지면 안될 것 같다. 지금이 딱 맞는 것 같아 다른 길을 택하기로 했다"는 이유도 들었다. 김미현은 은퇴 후 선수 아카데미를 운용할 생각이다. 이미 3년 전 인천에 골프연습장을 오픈했다. 김미현은 "스윙은 어느 정도 수준 올라가면 마찬가지다. 그러나 더 나은 스코어를 내기 위해서는 코스 매니지먼트, 멘탈, 숏게임 등이 필요하다. 한국에는 그런 곳이 없는 것 같다"면서 "내가 가진 그 3가지 장점을 어린 선수들에게 가르쳐주고 싶다. 세계무대에 먼저 가봤고 그 길을 누구보다 잘 전달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도자로서 성공하려고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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