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아' 이천수(31, 무적)의 인사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임의탈퇴 신분으로 K리그를 뛸 수 없는 이천수는 지난 21일 전남과 인천의 경기가 열린 광양전용 구장에 깜짝 방문했다. 이천수는 팬들에게 사과를 하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그 의지에도 의문이 들고 있다.
당시 경기장을 찾은 한 축구인은 이천수의 사과에 대해 진정성이 담겨야 한다는 뼈있는 이야기를 했다. 평소 3시간 전 부터 경기장 문을 개방하는데 당시 이천수는 경기 시작 30분전에 광양구장에 도착했다. 이후 간단한 준비를 마친 후 경기장에 입장하는 관중들에게 10분 여간 사과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경기 시작 후 10분간 그라운드 주변을 돌며 인사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수의 모습을 경기장에서 직접 지켜본 한 축구인은 "이천수 본인은 분명 사과를 하러 왔을 것이다. 또 물론 사과를 하는 시간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만약 더 진정성을 가지고 한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말 그대로 이번에도 보여주기가 아니냐는 말이다. 진짜 자신을 받아주고 응원했던 전남팬들에게 사과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였다면 10분 정도가 아니라 더 성의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다. 그리고 평소 전남을 방문하지 않았던 사진기자들도 이천수의 방문에 대해 미리 알았던 것처럼 현장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또 이천수는 경기를 끝나고 곧바로 서울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홈 경기를 모두 방문하겠다는 이천수는 피해 당사자인 구단 관계자들에게 인사도 건네지 않은 채 되돌아 간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 구단도 이천수의 행동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중.
그리고 올 시즌 남은 홈 경기를 모두 방문하겠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어색함이 느껴진다. 전남이 올 시즌 남겨놓은 홈 경기는 모두 2차례. 21일 방문한 것까지 포함하면 4경기가 남아있다. 그러나 상주와 경기는 몰수승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경기가 열리지 않는다. 다음 홈 경기는 약 한달 후인 11월24일 성남과 경기. 이천수는 사과를 위해서 한달을 더 기다려야 한다.
전남팬들에게 사과는 중요하다. 그러나 전남 소속 당시 분쟁의 당사자와 그로인해 피해를 입었던 구단직원들에게도 신경을 써야 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저 남에게 보여주기라는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본질을 호도하고 있는지 잘 파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