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자존심을 되찾고 울산 현대에 명예를 가져오도록 하겠다". 김호곤(61) 울산 현대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향한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달 31일 '2012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부뇨드코르(우즈베키스탄)를 2-0으로 격파한 울산은 1·2차전 합계 5-1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울산의 완승이었다. 또한 울산은 챔피언스리그 8연승과 11경기 연속 무패(9승 2무)를 기록하게 됐다. 그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결승전에 오른 만큼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일념 뿐이다. 선수단은 물론 1일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호곤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 여러 목표를 가졌다. 하지만 가장 큰 건 챔피언스리그다. 한국의 자존심을 되찾고 울산에 명예까지 가져오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은 지난 2009년 포항 스틸러스, 2010년 성남 일화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전북 현대가 아쉽게 승부차기 끝에 알 사드(카타르)에 넘겨줬다. 김호곤 감독은 중동으로 넘어간 아시아 축구의 헤게모니를 되찾아오겠다는 뜻이었다. 막연하게 결승전에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가 올라올 것 같다고 생각했다는 김 감독은 "결승전이라고 해서 특별히 달라질 건 없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팀(알 힐랄)과 경기를 치러봤다. 감독마다 스타일은 조금씩 다르기는 하겠지만, 좋은 경기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오늘부터 영상을 보고 분석해서 잘 대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호곤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결승행을 30년이 넘는 자신의 지도자 생활 중에 최고의 경험으로 꼽았다. 김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고 감독으로서 가장 큰 대회를 맞았다고 생각한다.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8강을 갔고, 코치 시절 멕시코 월드컵 월드컵도 경험했지만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다르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그만큼 긴장도 많이 했다. 평소 선수들에게 "긴장을 하지 말라"고 밥 먹듯이 주문한다는 김 감독은 "월드컵 때보다 더 긴장을 하는 것 같다. 월드컵 때와 다르게 직접 지도를 해서 그런지 경기 전날 스트레스도 심하게 받고 있다. 그리고 긴장을 하면 배가 아픈 습관이 있는데 화장실도 자주 들락날락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울산의 능력 있는 선수들이 김호곤 감독의 마음을 안정케 하고 있다. 자신의 주문을 잘 이행하며 결승전까지 진출한 선수들에 대해 김호곤 감독은 끝없는 신뢰를 표했다. 김 감독은 "결승행의 원동력은 선수들이다. 매 경기마다 선수들이 달라지고 있다. 서로 뭉치는 힘인 단합과 단결이 최고다. 어쩔 때에는 선수들 마음대로 하라고 주문을 하는 등 여러가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기술적으로는 크게 앞서지 못하지만 대화와 소통을 통해 좋은 쪽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선수단 지휘의 노하우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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