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이셔널' 손흥민(21, 함부르크)가 더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 카타르와 경기서 2-1 승리를 기록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3승 1무 1패(승점 10)로 우즈베키스탄(승점 11점)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결승골을 터트린 손흥민이다. 1-1로 승부가 막판으로 흐를 때 관중들은 손흥민을 외쳤다.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서 폭발적인 능력을 선보이고 있는 손흥민을 출전시켜 달라는 의미였다. 관중들의 함성과 함께 최강희 감독은 손흥민을 투입했다. 팬들 때문에 투입한 것은 아니지만 후반 35분 투입된 손흥민에게는 짧은 시간이 주어졌다.
빠른 스피드와 돌파 능력을 가진 손흥민은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며 교체 직후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낼만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러나 무리한 돌파까지 생기면서 부담을 이겨내기 위한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 손흥민은 투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상대 수비수와 부딪히는 과정에서 감정이 격앙돼 몸싸움으로 번질 뻔한 아찔한 상황도 연출했다.
물론 손흥민은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냉정하게 결승골을 뽑아냈다. 분명 칭찬 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대표팀에서 제기 됐던 조직력에 완벽히 부합되는 플레이를 선보인 것은 아니었다.
경기를 마친 후 그는 "대표팀에 오면 부진하다는 비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의식도 되고 주눅도 들었다"며 "열심히 하며 동료들과 함께 뛰는 방법 밖에 없었다. 결승골이 터져 다행이다. 내가 잘했다기보단 동료들이 잘해서 얻은 승점 3점"이라고 말하면서 성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가능성이 더 높다고 평가해야 한다. 단순히 골을 터트려서가 아니라 마음가짐이 달랐기 때문이다.
대표팀서 골 맛을 본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서도 다시 반등의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손흥민은 지난달 10일 8, 9호골을 잇달아 터트리며 순도 높은 골감각을 자랑했지만 최근 골 맛을 보지 못하면서 조급함이 생길 수 있었다.
또 교체 멤버로 투입된 후 결정을 지었다는 것은 대표팀에게도 긍정적이다. 단순히 한 선수에 의지한 것이 아니라 감독의 작전대로 경기가 풀렸다는 것은 다른 전술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손웅정)로부터 강한 채찍질을 받으며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온 손흥민은 대표팀서의 활약으로 다시 한 단계 도약할 기회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