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43, SK텔레콤)가 미국 골프계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대표하는 찰리 바틀렛 상을 받았다.
최경주는 11일(한국시간) 마스터스 개막을 앞둔 어거스타에서 개최된 시상식에서 미국골프기자협회로부터 찰리 바틀렛 상을 받았다. 찰리 바틀렛 상은 지난 1967년 사망한 시카고 트리뷴의 찰리 바틀렛을 기념하기 위해 미국골프기자협회(GWAA)가 설립한 상이다. 지난 1971년 빌리 캐스퍼 이래 42년 동안 단 32명의 선수에게만 주어진 가치있는 상이다. 최경주는 33번째 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 상은 대상자가 없을 경우 수상자를 발표하지 않을 정도로 명맥과 가치를 지켜왔다.
특히 최경주는 아시아인으로서 최초로 이 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전 세계를 돌며 미국프로골프(PGA) 통산 8회 우승 경력과 13년 동안 매년 20여 대회를 소화하는 현역 선수임에도 불구, 꾸준하게 베풀어 온 사랑과 나눔의 정신, 국가와 인종을 넘어선 수많은 기부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최경주는 수상연설에서 "골프가 너무 좋아서 무조건 해보겠다고 우겼을 때 많은 분들이 격려해주시고 대가 없이 후원해줬던 일들을 기억한다"며 "당시 미래가 불확실하고 불안했지만 그 분들의 고마운 마음을 의지하면서 골퍼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시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작은 나눔이 얼마든지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걸 깨달았고 스스로 약속해 반드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경주는 지난 2007년 사단법인 최경주 재단(이사장 최경주, 피홍배)을 설립,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어려운 환경에 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전액 지원해주고 있다. 실력 있는 청소년 골퍼들에게는 골프 꿈나무를 후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최경주재단을 통해 마련된 기금은 약 60억 원이다. 약 200 여명의 청소년들이 최경주 재단을 통해 대학 등록금과 프로 골퍼로서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 최경주는 "불우한 환경 때문에 꿈을 펴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현실을 알게 됐다. 또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좌절하는 모습에 너무나 안타까워 그들을 도와야만 한다는 사명감으로 임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최경주재단을 통해 아이들에게 마지막까지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골프의 정신을 나눠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최경주는 최경주 재단 미국법인을 통해 2008년 미국텍사스 아이크 피해 복구 지원과 중국 쓰촨 대지진 피해 아동돕기 자선골프 대회 참가했다. 2009년 미국 허리케인 피해자를 돕기 위해 9만 달러 지원, 미국 텍사스주 시력장애아동을 위한 지원, 2010년 강진 피해 지역인 아이티 긴급 구호를 위한 지원, 기아대책과 해피아이티 프로젝트 지원, 말레이시아 민간단체 6곳 지원, 2011년 일본 대지진 긴급구호 지원, 미국 남동부 토네이도 피해자들을 위해 20만 달러 지원 등 전 세계국가에 나눔의 정신을 실천해 왔다.
최경주재단은 이번 수상에 대해 "최경주 선수가 골프 문화에 대해 자국인들의 자부심이 강한 미국 및 유럽에서 내노라 하는 전 세계 PGA 선수들을 제치고 많은 기여와 사회 참여, 공헌 활동을 인정받았다"면서 "이번 상을 수상하게 된 것은 주류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 받은 계기이며, 노력과 땀으로받는 보상보다 더 큰 마음의 가치에 대한 상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