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애프터 어스'가 한국에서 성공한다면 싸이랑 노래하겠다. 만약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면 싸이와 함께 노래를 녹음할 것이다."
세계적인 배우 겸 가수 윌 스미스(45)는 그의 아들 제이든(15)과 함께 7일 서울 여의도구 여의도 콘래드 서울호텔에서 대형 액션 블록버스터 '애프터 어스' 기자회견을 갖고 재치있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에 질세라 제이든이 영화 성공시 지드래곤과의 곡 작업을 약속하자 윌 스미스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그럼 두 곡 녹음을 하겠다. 아니면 우리 가족과 YG패밀리가 하나의 음반을 만드는 거다. 정말 큰 성공을 거둬야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행복을 찾아서'(감독 가브리엘 무치노) 이후 7년 만에 동반 출연한 윌 스미스 부자는 활기찬 모습이었다. 윌 스미스는 진짜 마술이라며 마이크를 책상에 세우거나 아들과 농담을 주고 받는 등 특유의 여유로운 모습으로 기자회견에 임했다.
윌 스미스는 영화 '맨 인 블랙 3' 홍보차 한국을 방문한 지 꼭 1년 만에 다시 온 소감을 묻는 질문에 "환상적이다. 늘 오고 싶었다. 매년 5월7일을 국경일인 '빅 윌리 데이(Big Willy Day)'로 만들어주면 또 방문하겠다"며 "한국은 예술적이고 창의력이 넘치는 국가로 보인다. 한국에서 시간을 더 보내면서 이런 것을 느끼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어젯밤은 환상적이었다.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 가서 지드래곤 등 많은 아티스트들과 시간을 보냈다"면서 "한국의 여성들이 아름다워서 더 방문하고 싶다"며 싸이의 '젠틀맨' 중 '마더 파더 젠틀맨' 부분을 불러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앞서 지난 6일 윌 스미스 부자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YG엔터테인먼트 사옥을 방문한 '인증샷'을 공개하며 양현석 대표와의 친분을 과시했다.
기자회견장에서도 제이든은 "지드래곤, 2NE1, 빅뱅 등 YG 사람들이 진짜 멋지다"며 한국 아티스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윌 스미스는 "박찬욱 감독에 관심이 많이 있다. (기자회견을) 보게 된다면 저녁 식사에 초대해달라"면서 "한국의 아티스트들과 많은 교류를 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윌 스미스 부자가 출연하는 영화 '애프터 어스'는 3072년 황폐해진 지구에 불시착한 아버지(윌 스미스 역)와 아들(제이든 스미스 역)이 공격적으로 진화한 생명체들에 맞서 극한의 대결을 펼치는 이야기다. 오는 30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한다.
윌 스미스는 "한국 영화 시장은 성장 및 확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최초 개봉지에서 나를 실망시키지 말아달라"며 최초 개봉지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애프터 어스'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아들과 다시 협업하겠지만 아니라면 다시는 아들과 작업할 수 없을 것"이라고 유머있게 언급했다.
영화 '애프터 어스'는 '식스 센스'를 연출한 감독 M.나이트 샤말란이 메가폰을 잡았다. 윌 스미스는 이번 영화에서 연기뿐 아니라 스토리와 제작에도 참여하며 팔방미인의 모습을 보였다.
윌 스미스는 "많은 역할을 하기에 역할 분담이 어려웠다"면서 아들 제이든과 영화를 함께 찍으며 제작자와 부모 사이에서 고민했던 부분을 털어놨다. 그는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과 가족을 보호하고 아들의 성장 과정에 기여하는 일 사이의 갈등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며 "이러한 갈등이 영화 캐릭터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윌 스미스는 영화 촬영 중 아들 제이든에게 자신이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큰 흑인 요다'라며 제이든을 가르치면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애프터 어스'는 윌 스미스 부자의 대화에서 시작됐다. 둘은 애초 알래스카를 배경으로 가족에게 돌아온 장군과 갱에 연루된 아들 이야기를 나누다 1000년 후로 시간을 설정하자는 창의적인 생각을 더해 영화의 큰 틀을 짰다.
윌 스미스는 개봉을 앞둔 '애프터 어스'의 감상 포인트로 "아버지와 아들이 생존을 건 싸움을 하며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꼽았다. 제이든 역시 "부자간 갈등이 벌어지는 상황을 다룬 이야기는 미래에 있든 과거에 있든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다"며 "이것이 영화의 주제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환경에 관심이 많아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1회용 컵 대신 자신의 컵을 사용한 제이든은 끝으로 "영화를 다 본 뒤 각자의 아빠에게 '아빠는 저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묻는 등 많은 대화를 나눴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윌 스미스와 아들 제이든은 7일 오후 7시30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트아리움에서 영화 '애프터 어스' 레드카펫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