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만리장성을 넘고 동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최부영 감독이 이끄는 한국 농구대표팀은 21일 오후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제3회 동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EABA) 결승전서 중국을 79-68로 물리쳤다.
한국은 김민구(18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 3점슛 3개) 이정현(12점 4리바운드, 3점슛 3개) 박찬희(15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 3점슛 1개) 등 가드진이 전방위 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이끌었고, 김종규(13점 9리바운드 5블록슛)와 이종현(12점 4리바운드 2블록슛)도 골밑에서 제 몫을 해내며 승리를 도왔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지난 2009년과 2011년에 이어 대회 3연패에 성공했다. 한국과 중국 모두 1.5군의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다고는 하나 그간 번번이 정상 문턱에서 만리장성의 벽에 가로막힌 것을 감안한다면 실로 값진 우승이었다.
대회 3연패를 향한 마지막 여정이었다. 한국과 중국은 나란히 4전 전승으로 결승에 진출, 치열한 우승 경쟁을 예고했다. 스피드와 높이의 대결로 압축됐다. 한국이 스피드는 더 빨랐지만 높이에서는 열세였다. 김종규(22, 경희대, 207cm) 이종현(19, 고려대, 206cm)이 버티고 있었지만 중국의 평균신장은 201.8cm로 한국(195cm)에 비해 6.8cm나 높았다. 왕저린(214cm) 리 무하오(219cm) 등을 비롯해 200cm가 넘는 선수가 7명.
그럼에도 한국은 초반부터 경기를 매우 잘 풀었다. 김종규와 이종현이 더블팀 수비로 왕저린을 마크하며 효과를 봤고, 이정현 박찬희 김민구의 연이은 3점포와 이종현의 골밑 득점을 앞세워 19-13으로 1쿼터를 앞섰다.
2쿼터 들어 이종현이 3반칙 벤치로 물러나며 위기를 맞았지만 기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김종규가 골밑에서 고군분투했고, 김민구 이정현 박찬희가 좋은 컨디션을 보이며 10점 내외의 리드를 유지했다. 2쿼터 투입된 윤호영도 페이드어웨이, 블록슛, 속공 등 남다른 클래스를 선보이며 중국을 당황케 만들었다.
좋은 흐름은 계속됐다. 중국이 점수를 좁히려고 하면 김종규 김민구 등이 골고루 득점에 가담하며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결국 한국은 이종현을 벤치에 앉히고도 전반을 43-36으로 리드했다.
3쿼터 초반 중국의 추격이 매서웠다. 왕저린과 궈 아이룬 등을 필두로 43-43 동점을 만들었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김종규의 골밑 슛과 김민구의 외곽포를 앞세워 기세를 올리더니 이정현의 연속 득점으로 54-49로 달아났다.
60-56으로 앞선 채 마지막 쿼터를 맞은 한국은 근소한 리드를 이어갔다. 김민구 박찬희 등이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코트를 누볐다. 왕저린과 리 무하오를 상대한 김종규와 이종현도 득점 리바운드는 물론 블록슛까지 해내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한국은 김종규의 바스켓카운트와 두경민의 레이업 슛으로 종료 2분을 남기고 75-64로 앞서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이후 여유있는 경기를 펼친 한국은 종료 직전 이종현의 투핸드 덩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