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40)가 류현진(26·LA다저스)에 대해 "제구력을 앞세운 선수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찬호는 18일 서울 중구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자전 에세이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 출간 기자 간담회에 참석했다.
1994년 한양대 재학 시절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찬호는 2010시즌까지 활약하며 아시아선수 최다승인 124승(98패 평균자책점 4.36)을 달성했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시절 시속 155km를 넘나드는 강력한 직구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특히 공의 회전력이 뛰어나 홈플레이트에서 살짝 떠오르는 듯한 '라이징 패스트볼'은 박찬호의 전매특허였다.
하지만 올 시즌 미국 무대에 진출한 류현진은 속구 위주의 박찬호와는 다르다.
평균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약 145.8㎞에 불과하지만 정교한 제구력과 날카로운 변화구를 앞세워 활약하고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현재 13경기에 등판해 6승2패 평균자책점 2.85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박찬호는 "그동안 나처럼 빠른 볼을 던지는 선수들이 (미국에) 많이 갔다. 아마추어에서도 빠른 볼을 던지는 선수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며 "그동안 제구력이 좋은 선수들이 검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류현진이 제구력을 앞세워 잘 하고 있어 이후에도 이처럼 컨트롤이 정확한 유형의 선수들이 많이 진출할 것이다"며 "(메이저리그에서도)박찬호처럼 강속구 투수뿐만 아니라 류현진처럼 제구력이 좋은 투수도 잘 할 수 있다는 정확한 정보를 받았을 것이다. 대견하다"고 칭찬했다.
또한 "류현진에게 야구는 '긴 여행'이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긴 시간을 보면 오늘의 경기 그리고 올 시즌에 집착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보고 하나씩 쌓아간다"며 "길게 볼 때 탄탄해진다. 빠르게 보면 불안해진다. 그런 이야기를 현진이에게도 해줬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찬호의 자서전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에는 자신의 30년 야구인생을 기록했다. 미국·일본·한국 리그를 거친 경험과 후배들을 위한 조언까지 담겨있다.
이날 출간 기자 간담회에는 박찬호와 92학번 동기인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홍원기 코치, 송지만(넥센), 차명주 재활 트레이닝 센터 원장 등이 참석해 출간을 축하했다.
박찬호는 21일 오후 7시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1층 광장(아트리움), 22일 오후 4시 광화문 교보문고 썬큰광장에서 출간기념 사인회를 연다. 인세는 박찬호장학재단의 후원금으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