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이기고 봐야 한다. 어쩌면 선거 직전 공직자들의 공통된 생각일지 모른다.
현직단체장은 1년 후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내년 단체장선거에 지역 마다 적게는 2∼3명 많게는 7∼8명씩 자천 타전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부 출마예상자들은 물밑작전에 나서 벌써 과열 혼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재선,3선을 노리는 현직단체장은 한결 발걸음이 바빠진 것 같다. 3기를 다 채운 단체장은 재임 중 서운했던 가신들을 챙기느라고 분주해 보인다. 후일을 생각해서 공직마무리에 몹시 신경을 쓰고 있는 단체장도 있다.
다양한 무리가 사회를 이루고 있어 경계해야 할 사람도 있다. 단체장이 바뀔 때 마다 줄서기를 잘해 출세하는 사람, 남의 아이디어 훔쳐 내것인냥 내세워 출세하는 인간, 자기 출세를 위해 상대를 음해하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7월1일 민선 5기 4년차가 시작됐다. 지방선거가 1년 채 남지 않았다. 광역 단체장과 기초단체장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임기가 끝난 공석이 된 자리에 무더기로 승진 시켰다.
예부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하지만, 민선 5기4년차를 맞이하는 인사에서 내년 치러질 선거를 의식한 정실이 없었는지 도내 곳곳에서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자치단체장들은 최고 인사권자이다. 인사가 지자체 성공 여부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단체장들은 취임할 때 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이를 지킨 단체장은 흔치 않다.
경북도내 A 자치단체는 첫 인사부터 객관적이지 못했기 때문에 꼬리표가 붙어 다닌다. 선거가 임박해지면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인사를 하려고 애쓴 흔적이 있지만 직원들은 신뢰하지 않는다.
조선 제4대왕 세종의 용인술은 세월이 흘러도 공직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세종은 먼저 마음이 착한지를 보고 일을 맡겼다. 처음엔 굼뜨고 실수도 하지만 갈수록 더욱 조심해 책무를 완성한다는 뜻이다.
다음은 열정을 보았다고 한다. 단점보다는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무엇보다 국가와 지자체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정실을 배제하고 역량 위주로 선발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주나라 강태공이 벼슬에 나가 인재등용 법으로 썼던 '팔징지법'에서 중요시한 것은 첫째 탁월한 전문 능력, 둘째 위기관리 능력, 셋째 성실성, 넷째 도덕성, 다섯째 청렴성, 여섯째 정조, 일곱째 용기, 여덟째 술 취했을 때의 태도다.
도내 한자치단체가 또 납득할 수 없는 인사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올 들어 3차례에 걸쳐 단행하는 인사에서 짧게는 불과 2개월여 만에 자리를 옮겨야 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원칙이 무너진 인사에 직원들은 할 말을 잃고 있다.
공무원은 임용령에 전보제한이 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임용 날짜로부터 1년 이내에는 보직을 바꿔서는 안 된다. 직원들은 부당한 인사에 항거도 못한다.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서 일까? 세종대왕용인술에서 만사형통의 인사를 배워 보자
발행인 박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