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온 바톨리(29·프랑스·세계랭킹 15위)가 사비네 리지키(24·독일·세계랭킹 24위)의 '돌풍'을 잠재우고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바톨리는 6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리지키를 2-0(6-1 6-4)으로 꺾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흑진주' 세레나 윌리엄스(32·미국·세계랭킹 1위), 마리아 샤라포바(26·러시아·세계랭킹 3위)를 포함해 세계랭킹 5위 내에 선수들이 모두 일찌감치 짐을 싸는 등 이변이 속출한 이번 대회의 여자 단식 결승은 세계랭킹 10위권 밖의 선수들의 대결로 치러졌다. '오픈 시대(Open Era)' 이후 두 번째로 메이저대회 우승 경력이 없는 선수들끼리 맞붙은 여자 단식 결승에서 미소를 지은 것은 바톨리였다. 2007년 이 대회 결승까지 올랐다가 비너스 윌리엄스(미국)에 져 준우승에 만족해야해던 바톨리는 두 번째로 오른 윔블던 결승에서 승자가 됐다. 이전까지 2007년 윔블던 결승 진출이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이었던 바톨리가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것은 처음이다. 프랑스 선수가 윔블던 여자 단식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2006년 아멜리에 모레스모가 우승한 이후 7년만이다. 경험이 풍부한 바톨리는 서브에서 약점을 드러냈지만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한 리지키를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독일 선수로는 1999년 슈테프 그라프 이후 14년만에 윔블던 결승 무대를 밟은 리지키는 첫 메이저대회 결승이라는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리지키는 16강에서 세레나 윌리엄스, 8강에서 세계랭킹 4위 아그네스카 라드완스카(24·폴란드)를 잇따라 물리치는 파란을 일으켰으나 우승 문턱에서 고개를 숙였다. 박빙으로 예상됐던 결승은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1세트에서 게임스코어 4-1로 앞서며 리지키를 압도한 바톨리는 4차례의 듀스 접전 끝에 리지키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한 뒤 단 한 포인트도 허용하지 않고 자신의 서브게임을 가져와 1세트를 따냈다. 리지키는 2세트 초반 기세를 끌어올렸다. 2세트에서 서브에이스, 백핸드 다운더라인을 앞세워 자신의 서브게임을 가져간 리지키는 5차례나 바톨리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할 기회를 잡으며 바톨리를 위협했다. 하지만 리지키가 고비에서 실책을 저지른 덕에 자신의 서브게임을 힘겹게 지킨 바톨리는 이후 4게임을 잇따라 수확, 5-1로 앞서며 승리를 눈 앞에 뒀다. 리지키는 강점인 서브가 마음대로 들어가지 않자 2세트에서 자신의 서브게임이었던 5번째 게임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눈물을 글썽인 후 관중들의 응원을 받자 리지키는 다시 힘을 냈다. 자신의 서브게임에서 0-30으로 뒤지며 패배 위기에 다가갔던 리지키는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키는데 성공했고, 이어 바톨리의 서브게임을 빼앗으며 게임스코어 3-5로 추격했다. 빨리 승부를 결정지어야겠다는 생각 탓인지 성급한 모습을 보였던 바톨리는 리지키의 반격을 막지 못하고 5-4까지 쫓겼다. 역전 위기에서 정신을 차린 바톨리는 자신의 서브게임이었던 마지막 게임에서 리지키에 단 한 포인트도 허용하지 않고 승리를 가져왔다. 바톨리는 강력한 백핸드 스트로크로 잡은 매치포인트에서 서브에이스를 터뜨리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승리가 결정된 후 바톨리는 그대로 코트에 무릎을 꿇고 기뻐했다. 우승을 놓친 리지키는 경기가 끝난 후 눈물을 펑펑 쏟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바톨리는 "오랫동안 이 순간을 꿈꿔왔다. 2007년에도 윔블던 결승에 올랐지만 기회를 놓쳤다"며 "리지키가 어떤 느낌일지 알고 있다. 리지키는 분명히 다시 한 번 결승에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브 때문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바톨리는 "서브를 오랫동안 연습했다. 최고의 순간을 위해 그것을 아껴뒀다"고 말했다. 눈물을 흘렸던 리지키는 "모든 상황에 압도당했다. 바톨리는 이런 상황을 능숙하게 넘겼다"며 아쉬워했다. 한편 이날 벌어진 주니어 여자 단식 결승에서는 벨린다 벤치치(16·스위스)가 타일러 타운센드(17·미국)에 2-1(4-6 6-1 6-4)로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의 영예를 누렸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