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류현진(26·LA다저스)이 우타선을 앞세운 애리조나에 무너졌다. 탄탄하게 쌓아왔던 연속 퀄리트스타트(선발투수 6이닝 3피안타) 기록도 8경기에 멈췄다. 류현진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5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17차례 선발 등판한 류현진이 한 경기 5실점을 내준 것은 4월2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당시 류현진은 6이닝까지 책임졌지만 애리조나를 상대로는 5이닝을 던지는데 그쳤다. 시즌 최악투인 셈이다. 종전 2.82였던 평균자책점은 순식간에 3.09로 치솟았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이 3점대로 올라간 것은 5월29일 LA에인절스전 완봉승 이후 처음이다. 또한 5월23일 밀워키 브루어스전부터 시작한 연속 퀄리티스타트 기록을 '8경기'에서 멈췄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기에 아쉬움이 더욱 컸다. 애리조나는 이날 좌완 류현진을 맞아 철저하게 우타자를 전진 배치했다. 1번 타자 A.J. 폴락부터 6번 타자 윌 니베스까지 6타자 연속 우타자였다. 스위치 타자인 8번 클리프 페닝턴이 우타석에 서 9명 중 7명이 모두 오른손 타자였다. 반면 좌타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날 우완 투수 리키 놀라스코를 맞아 2번 타자로 나왔던 애리조나의 간판타자 헤랄도 파라는 이날 7번 타순까지 떨어졌다. 또한 에릭 차베스, 미구엘 몬테로, 제이슨 쿠벨, 디디 그레고리우스 등 9·10일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던 왼손타자 역시 모두 제외됐다. 류현진을 의식한 타순임이 역력했다. 1회말부터 쉽지 않았다. 2번 타자 아론 힐에게 좌전 솔로포를 얻어 맞은 류현진은 이어진 폴 골드슈미트와 마틴 프라도에게 볼넷을 허용해 2사 1,2루에 몰렸지만 윌 니베스를 땅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좌타자 중심이었던 2회는 쉬웠다. 왼손타자 파라를 2루 땅볼로 유도한 류현진은 이어진 스위치 타자 페닝턴을 3루 땅볼로 돌려세웠고 후속타자인 좌투수 타일러 스캑스를 삼진으로 잡았다. 이날 경기의 유일한 삼자범퇴였다. 3회 선두타자로 나온 우타자 폴락에게 큼지막한 3루타를 얻어맞은 류현진은 후속타자 힐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 이날 경기 두 번째 실점을 기록했다. 5회는 처참했다. 폴락과 힐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2루에 위기에 몰린 류현진은 골드슈미트에게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내줬다. 류현진은 2사 3루에 나온 마틴 프라도에게 또다시 적시타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류현진은 프라도를 상대하면서 홈플레이트 한참 앞에 떨어지는 어이없는 폭투까지 던지며 체면을 구겼다. 후속타자 니베스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간신히 5회를 마쳤지만 이미 투구수는 100개를 찍었다. 3-2로 앞선 채 시작한 5회는 3-5로 끝났다. 류현진은 이날 4-5로 뒤진 9회 A.J. 엘리스가 동점적시타를 터뜨려 패전투수는 면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후반기 더욱 많은 견제를 받은 것을 감안한다면 큰 숙제를 남긴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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