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클라이밍 여제' 김자인(25·고려대 대학원)이 스파이더맨으로 변신했다. 인공 암벽이 아닌 높이 128m짜리 고층 빌딩을 등반했다. 김자인은 27일 오후 '카스 라이트 빌더링 인 부산'에 참가, 밧줄 하나에 의지한 채 맨 손으로 28층짜리 건물인 부산 해운대구의 'KNN타워'의 벽면 타기에 도전했다. 김자인이 128m 높이의 28층 옥상에 오르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30분. 옥상에 오른 김자인은 '피니시'라고 적힌 깃발을 흔들며 도전의 성공을 알렸다. 김자인은 "재미있고 짜릿했다"면서 "이번 도전이 스포츠 클라이밍을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자인은 128m 높이의 KNN타워를 오르고 김 선수가 10m씩 오를 때마다 카스 라이트는 100만원의 기부금을 적립한다. 정상에 오를 경우 적립된 총 1280만원의 기부금을 부산 지역 아동복지시설에 전액 전달할 예정이다. 김자인이 이번에 도전한 빌더링(Buildering)은 빌딩(Building)과 스포츠 클라이밍의 한 종목인 볼더링(Bouldering)의 합성어다. 이는 도심의 빌딩 벽을 오르는 것으로 스포츠 클라이밍의 변형된 형태다. 1970년대 중반 영국, 미국, 프랑스 등지에서 빌딩 벽 자체를 오를 목적으로 활동하는 이색적인 클라이머들이 등장해 1975년 프랑스 파리에 있는 56층(높이 210m)의 몽파르나스 빌딩을 오른 것에서 처음 유래됐다. 김자인의 빌더링 도전은 이번이 두번째다. 2005년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서울 논현동에 있는 20층 높이의 두산빌딩을 로프 하나에 의지한 채 맨손으로 오른 적이 있다. 이날 김자인의 빌딩 등반은 부산경남 민영방송 KNN과 포털 다음(DAUM)이 생중계했다. KNN타워 야외광장 현장에서는 불볕더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몰려와 김자인의 도전을 지켜보며 열띤 응원을 펼쳤다. 지난 4월 무릎 인대 부상으로 3개월 동안 재활치료를 받은 김자인은 지난 19일부터 3일간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 대회의 리드 부문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현재 세계 랭킹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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