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송(宋)나라 시대 대학자인 주자(朱子)는 후대 사람들을 경계하기 위해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하기 쉬운 후회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열 가지를 뽑아 제시하였다. 이를 주자십회훈(朱子十悔訓)이라 하며, 이 중 눈여겨 볼 대목은 불치원장도후회(不治垣墻盜後悔), 즉 ‘담장을 제대로 고치지 않으면 도둑맞은 뒤에 뉘우친다’라는 의미이다. 예나 지금이나 유비무환(有備無患)정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올해도 한 달여 남짓 남았다. 갑자기 서늘해진 날씨만큼이나 연말·연시가 되면 급증하는 치안수요 증가로 우리 경찰관에게는 특히나 부담스러운 계절이다. 연말·연시 분위기에 편승하여 유흥비 마련을 위한 강·절도, 만취자 상대 퍽치기, 주택가 빈집 절도 등의 증가발생이 예상된다. 이러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하여 경찰에서는 ‘연말·연시 민생안전 및 법질서 확립 대책’ 등 여러 가지 대책을 수립 시행하고 있으나 한번 발생한 범죄는 원상회복이 매우 어려우므로, 스스로 예방(自衛防犯)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테면 잠깐의 외출시라도 창문·출입문 시정하기(대부분의 성폭력, 강·절도범죄는 창문으로부터 시작된다), 택배물은 경비실을 통하여 수령하기, 낯선 사람에게 휴대폰 빌려주지 않기, 심야에 택시를 이용할 경우 차량번호 기록하기 등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범죄예방대책이다. 이 밖에도 일상생활에서 사소한 주의만 기울여도 범죄의 표적에서 벗어날 수 있다. 대중매체 발달로 범죄수법이 다양해지고 수법 또한 흉포화 되고 있다.연말·연시 범죄예방을 위해서는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 무엇인지 바로알고 사전에 대비하는 것만이 얼마 남지 않은 올 한해를 편안하게 보내는 길이라 생각된다. 주자(朱子)의 가르침처럼 ‘미리’대비하고, ‘사소’한 주의만 기울인다면 도둑맞은 뒤에 뉘우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경산경찰서 경감 정성진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