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경북을 방문하고 난 후 경북도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문화를 활용한 창조경제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하는 노력의 발로다. 문화야말로 최고의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자산이며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이길 수 있는 방식이라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경북은 대한민국 정신문화의 본향이며 경주를 비롯한 역사문화 유적은 한국 역사의 원형질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아무도 부정하지 못한다. 그동안 산업발전에 치중한 국정 방향으로 다소 홀대를 받아왔지만 이 정부의 문화융성이라는 지침으로 드디어 빛을 보게 되는 듯싶다.12일 경주시에서 열린 ‘신라왕궁 복원·정비를 위한 특별법 시민 토론회’는 가장 적절한 시기에 열린 것이다. 대통령이 경주를 방문했을 때 국회 차원에서 적극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으므로 이해 당사지역인 경주에서 발벗고 나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경주의 왕궁 복원 정비는 단순하게 경주의 문화콘텐츠를 확보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나라 고대사의 중요한 현장인 신라 왕궁이 현장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고 주변 유적도 발굴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을 복원 정비한다는 것은 국가의 문화적 자존을 세우는 일이다.그러므로 이 사업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그동안 특별법 제정을 성취하지 못한 것은 지난 정부가 문화와 역사에 얼마나 등한시 했던가를 증명하는 것이다. 만시지탄이지만 지금이라도 특별법 제정을 서두르고 국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첫걸음을 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이 일에는 정치권과 지방정부가 적극 실무에 나서야 하고 시민, 도민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경주와 유사한 환경을 가진 다른 지역에서도 특별법 제정에 대한 욕구가 큰 만큼 이들과 차별화 된 노력이 필요하다.그러나 목이 타는 듯한 절박한 왕궁복원이 단순히 정책적 과제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 왕궁 복원 사업은 서둘러서 될 일은 아니다. 그동안 많은 준비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속전속결할 수 있다고 하겠지만 서두르다가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치밀하게 준비하고 전문가들의 자문을 철저하게 거쳐야 한다. 돌다리를 두드리며 건넌다는 심정이어야 한다. 최근 숭례문 복원을 서두르다가 일어났던 오류를 범하면 안 된다.모든 주체들이 간절하게 원하면 이뤄진다. 특별법 제정이 하루 속히 이뤄져 고대사의 찬란한 왕궁이 눈앞에 서게 되는 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