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을 앞둔 국민의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론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한 대행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각종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대안론으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수당의 이런 움직임은 늘 있던 일이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
1997년 대선에서 집권 여당인 신한국당은 사실상 처음으로 대통령 후보 경선을 실시했다. 이에 당 내부에서 이른바 9룡이 나왔으나, 당 대표를 맡고 있던 이회창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신한국당 경선에서 탈락한 이인제 후보는 이 후보의 병풍 의혹이 불거지자 국민신당을..
고려말 우왕은 1382년 개경에서 한양으로 천도를 단행하면서 지금의 청와대 자리에 있던 연흥전을 관저로 삼았다. 우왕은 이후 5개월 만에 개경으로 환도했다가 이성계 일파에 의해 쫓겨난 뒤 아들 창왕과 함께 참수형을 당했다. 8년 뒤 공양왕도 한양 천도와 환도를 반복했다..
2017년 5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이는 '장미 대선'으로 명명됐다. 5월의 대표꽃인 장미에 시기적 의미를 결합한 용어였다. 장미의 꽃말은 '정열', '희망', '사랑'이다. 장미는 인권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되..
50년 전인 1975년 4월 8일 오전 10시 대법원은 이른바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인혁당 재건위)' 사건의 상고를 기각했다. 원심대로 사형이 확정된 8명은 그로부터 18시간 만인 다음 날 새벽 서울 서대문 서울구치소에서 차례로 형이 집행됐다. 그들의 이름은 도예..
정부와 장기간 대치하던 대한의사협회(의협)가 8일 정부와 국회에 '논의의 장'을 공식적으로 요청하면서 14개월간 지속된 의정 갈등도 또 한 번의 변곡점을 맞게 됐다. 의협은 작년 2월 정부의 의대 2000 명 증원 발표 이후 정부와의 공식 협의에 불참해왔으나 윤석..
우리 사회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긴 터널을 비로소 지났다. 탄핵 찬반으로 갈라진 시간이 길었던 만큼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데도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국내외 상황은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다. 당장 안보가 걱정이다. 4일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헌법재판소가 있는 서울 안국역 북쪽 재동(齋洞)은 역사의 한이 서린 곳이다. 재동이란 지명은 1453년 세종의 차남 수양대군(훗날 세조)이 일으킨 내란(계유정난)에서 유래했다. 수양의 반란군은 황보인 등 권신들을 입궐시켜 살해한 뒤 안국동을 거쳐 문무 대신이 살던 가회..
1949년 주한미군 전투 병력이 철수하면서 미 극동군사령부 직할 '주한연락처(Korea Liaison Office)'라는 이름의 비정규 첩보부대가 창설됐다. 영문 머리글자 KLO의 한국어 발음을 따서 '켈로부대'로 통상 불린다. 이 부대는 군번도 계급도 없는 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론이 또다시 힘을 얻고 있다. 역시 재조정의 핵심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다. 전략적 유연성이란 주한미군을 포함한 전 세계 주둔 미군이 특정 지역에 고정된 '붙박이 군대'가 아니라 세계 어디든 비상사태 ..
주말마다 광장(廣場)정치의 열기가 뜨겁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지연되면서 찬반 진영 양측이 광화문과 헌법재판소 인근 거리를 정례적으로 점령하고 있다. 한쪽은 "탄핵하라"고 외치고, 다른 쪽은 "지켜내자"고 맞선다. 대한민국 전체가 둘로 갈라진 풍경 속에서
기초단체장 5곳(서울 구로구·충남 아산시·전남 담양군·경북 김천시·경남 거제시) 등 전국 23곳에서 실시되는 4·2 재·보궐선거가 '조용한 선거'로 치러질 전망이다. 여야 지도부 대부분이 탄핵 정국과 영남권 '산불 사태' 수습에 주력하고 선거에는 '로키' 대..
1912년 12월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세워진 국내 최초의 상설 영화관 우미관이 세워진 데 이어 1918년 당대의 흥행사 박승필이 연극 전용이던 단성사(團成社)를 인수해 상설 영화관으로 개축했다. 당시 오락거리가 마땅히 없던 한국인들에게 영화는 놀라운 경험이었다. 영화..
경북 의성의 고운사(孤雲寺)는 이승과 지옥의 중생을 구제해준다는 지장(地藏)보살의 성지로 유명하다. 사람이 죽어 명부(冥府), 즉 저승에 가면 재판소장인 염라대왕이 "자네 고운사엔 다녀왔는가?"라고 묻는다는 구전이 내려올 정도다. 그래서 고운사엔 지장보살과 염라대왕..
지난해 우리 국민은 '보수와 진보' 간 갈등을 가장 큰 사회 갈등으로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외롭다고 느끼는 사람의 비중은 20%를 넘어섰다.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4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보수와 진보' 간 사회갈등을 심각하게..
한 나라의 운명을 뒤흔드는 사건들은 대체로 예고 없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가 대표적이다. 특히 계엄 선포와 그 이후 탄핵 심판 정국은 2가지 메타포를 떠올린다. 전자는 블랙 스완(Black Swan·흑조)이고, 후자는 회색..
지난해 럼피스킨에 이어 올해 구제역까지 가축전염병 발생이 잇따르자 한우농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염병 발생 외에도 수년째 경영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산 소고기 수입 확대를 요구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서다. 23일..
기원전 399년 고대 그리스의 철학가 소크라테스가 사형 선고 후 독배를 마시기 직전에 남겼다는 "악법도 법"이라는 말은 사회가 합의한 법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이다. 승복의 대명사로 쓰이지만 정작 소크라테스는 이 말을 하지 않았다. 이는 고대 로마의 격언인 '법은 ..
"탄핵심판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고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로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해 파면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일치로 파면을 ..
1983년 2월 8일. 삼성의 이병철 창업회장은 도쿄에서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해야겠다"고 반도체 사업 공식 진출을 선언했다. 이른바 이병철의 '도쿄선언'이다. 7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 암 수술의 고비도 넘어선 이 회장은 반도체를 '인생 마지막의 전력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