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루지대표팀이 '썰매 불모지'에서 기적을 일궈냈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전 종목에 선수를 내보낸다.대한루지경기연맹은 "8일 오후 국제루지연맹(FIL)으로부터 전 종목 출전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9일 밝혔다.이로써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루지는 남녀 1인승과 남자 2인승, 팀 릴레이 등 4개 종목에 모두 선수를 출전시키게 됐다.한국 루지가 올림픽에서 전 종목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부터 2010년 밴쿠버대회까지 남자 1인승에만 선수를 출전시켰다.기적을 일궈낸 주인공은 주장 김동현(23·용인대)과 남자 2인승의 박진용(21·전북루지연맹)-조정명(21·대한루지경기연맹), 최은주(23·대구한의대)와 성은령(22·용인대)이다.김동현이 남자 1인승에 나서고, 박진용과 조정명은 남자 2인승에 나선다. 여자 1인승 출전권 한 장을 놓고 최은주와 성은령이 경쟁을 벌인다. 17일 여자 1인승 출전자가 결정된다.대표팀은 다른 종목의 운동을 하던 선수들로 주로 구성됐다. 이들은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을 마치고서야 루지에 뛰어들었다. 루지의 기본도 몰랐던 이들은 트랙도 없는 한국에서 바퀴 달린 썰매를 타고 아스팔트를 질주하며 실력을 키워간 끝에 올림픽 전 종목 출전이라는 꿈을 이뤘다.지난해 8월 독일 국가대표 출신의 슈테펜 자르토르 코치가 합류, 개개인의 몸에 맞는 썰매를 제작하고 체계적인 기술교육을 하면서 선수들의 기량이 급성장했다.아시아 국가의 참가를 유도하려는 FIL의 분위기도 기적이 나올 수 있었던 요인이다.자력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수확한 것은 남자 1인승의 김동현 뿐이었다. 남자 2인승이나 여자 1인승은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하지만 소치동계올림픽부터 새롭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팀 릴레이에서 선전해 FIL의 눈도장을 찍었다.한국 루지대표팀은 지난해 12월초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열린 FIL 월드컵 3차 대회 팀 릴레이에서 2분30초446을 기록, 참가한 14개 팀 가운데 8위에 올랐다. 올 시즌 팀 릴레이 월드컵 종합순위는 9위였다.올림픽에서 팀 계주에 나서려면 전 종목에 출전 선수가 있어야 한다.FIL은 한국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전 종목에 선수들을 출전시키며 팀 릴레이까지 참가하는 것을 높게 평가해 남자 2인승과 여자 1인승의 와일드카드 한 장 씩을 주기로 결정했다.한국과 폴란드·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 등 4~5개국이 경쟁을 펼치고 있었으나 와일드카드는 한국의 차지가 됐다.루지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FIL은 "한국은 경쟁국인 폴란드나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보다 세계랭킹이 높고, 지난 시즌에 최하위였던 한국이 월드컵대회 8위까지 뛰어오르며 발전 가능성을 보였다"고 이유를 설명했다.루지대표팀은 독일 알텐베르크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으며 월드컵대회와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등에 출전해 기량을 갈고닦는다.한국 루지는 소치올림픽을 발판 삼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