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27·SK텔레콤)이 원했던 우승컵을 품지 못했다. 살얼음판 같은 우승 경쟁을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최나연은 27일(한국시간) 미국 바하마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오션클럽 골프장(파73·6644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전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총상금 130만 달러) 최종일에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최종합계 16언더파 276타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뛰어오른 최나연은 이날 버디 3개를 솎아내는 동안 보기 2개를 냈다. 1타를 줄이는 데 그친 최나연은 막판 맹추격자들을 뿌리치지 못했다.2012년 11월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 그룹 타이틀 홀더스 우승 뒤 14개월 여 만에 우승을 노렸지만 막판 뒷심이 부족해 무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신설된 대회로서 이일희(26·볼빅)가 생애 첫 LPGA 우승을 경험했다. 최나연은 이일희에게 바통을 넘겨받아 2년 연속 한국인 우승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의 악몽이 재현됐다. 최종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친 아픔을 반복했다. 최나연은 지난해 HSBC 위민스 챔피언스(2위)를 포함해 좀처럼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공동 2위 그룹에 1타 앞선 채 최종일을 맞은 최나연은 전반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6번홀까지 파 행진을 거듭한 최나연은 7번홀에서야 첫 버디 퍼트를 홀컵에 떨궜다.맹타를 휘두른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에게 단독 선두 자리를 내준 채 전반라운드를 마친 최나연은 10번홀 버디로 공동 선두 자리를 회복했다. 하지만 거기까지가 전부였다.흔들리기 시작한 최나연은 따라가야 할 기회에서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드라이버와 퍼트 정확도가 떨어졌다.13번홀에서는 러프를 오간 끝에 1타를 잃었다. 회심의 파 퍼트가 홀컵 앞에서 멈췄다. 사실상 우승권에서 멀어졌다.14번홀 버디로 1타 차 단독 2위로 따라붙은 최나연은 16번홀에서 보기를 냈다. 긴장된 순간에 시도한 파 퍼트가 홀컵을 외면했다. 실낱같은 희망이 사라진 순간이었다.나머지 홀 모두 파에 그친 최나연은 결국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프로 데뷔 후 첫 LPGA 투어 우승을 노렸던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7·한국명 고보경)는 최종합계 5언더파 277타 공동 6위를 기록했다. 1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리디아 고는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힘을 잃었다.2014년 시즌 개막전 우승의 영광은 제시카 코다(21·미국)에게 돌아갔다. 공동 3위로 최종일 문을 연 코다는 8개의 버디를 쓸어담는 동안 보기는 1개로 막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7타를 줄인 코다는 최종합계 19언더파 273타를 기록, 마지막까지 우승경쟁을 벌인 루이스를 1타 차로 제쳤다.지난 2012년 2월 호주여자오픈에서 LPGA 첫 우승을 거머쥔 코다는 2년 여만에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4·6·8·9·10번홀에서 버디를 쌓으며 착실히 우승을 준비한 코다는 13번홀 보기로 주춤했다. 그러나 15번홀과 17번홀에서 각각 1타씩을 줄이며 우승 경쟁에 불씨를 당겼다. 루이스와 공동 선두로 마지막 18번홀을 맞은 코다는 찾아온 위기를 극복하고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두 번째 샷을 그린 뒤 러프에 빠뜨렸지만 버디에 성공해 파에 그친 루이스를 1타 차로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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