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단 첫 번째 메달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의 간판스타 이승훈(26·대한항공)이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이승훈은 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6분25초61을 기록했다.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서 50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승훈은 26명 중 12위에 그치면서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의 꿈을 접었다. 이승훈은 오는 18일 1만m에서 명예회복에 나선다. 이승훈은 중반 이후 랩타임이 30초대로 떨어지면서 경쟁에서 밀렸다. 지난해 11월 수립한 개인 최고기록 6분07초04보다 18초 이상 뒤처졌다. 밴쿠버에서의 6분16초95와도 격차가 컸다. 마지막 13조 아웃코스에서 레이스를 시작한 이승훈은 초반 200m를 19초19로 통과하며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첫 번째와 세 번째 바퀴에서는 20초대 랩타임으로 기대감을 부풀렸다. 하지만 스피드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1800m 지점을 지나칠 때는 선두와 4초89나 벌어졌고, 3000m 지점에서는 같은 조의 파트릭 베커트(독일)를 따돌리는데도 애를 먹었다. 이승훈은 더 이상 힘을 내지 못했다. 3000m 이후 30초대로 떨어진 랩타임은 4000m 들어 31초대까지 내려앉았다. 최대 무기로 평가 받던 뒷심도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함께 출전한 김철민(22·한국체대)은 6분37초28로 24위에 그쳤다.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네덜란드의 역주가 돋보였다. 스벤 크라머(네덜란드)는 이승훈이 출전한 남자 5000m에서 6분10초76의 올림픽신기록(종전 6분14초60·밴쿠버올림픽 스벤 크라머)으로 2연패에 성공했다. 크라머는 끝까지 29초대 랩타임을 유지하며 경쟁자들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초반부터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네덜란드는 얀 브록후이젠(6분15초71)과 요리트 베르그스만(6분16초66)이 2, 3위 기록으로 골인해 메달을 싹쓸이 했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같은 국가 선수들이 금·은·동메달을 휩쓴 것은 1998년 1만m 이후 16년 만이다. 당시 업적을 일궈낸 나라도 네덜란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