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15 호주아시안컵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최약체로 평가받는 쿠웨이트를 상대로 진땀승을 거뒀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3일 오후 4시(한국시간) 호주 캔버라의 캔버라스타디움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대회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남태희(레퀴야)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2연승을 거둔 한국(2승·승점 6)은 2위를 차지했다. 1위 호주(2승·승점 6)와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한국 +2 호주 +7)에서 뒤졌다. 한국과 호주는 이날 경기를 통해 나란히 8강행을 확정지었다. 8강에는 조 2위까지 진출한다. 2연패를 기록 중인 오만과 쿠웨이크가 마지막 3차전에서 이기기더라도 얻을 수 있는 최다 승점은 3점이다. 이미 승점 6점을 챙긴 한국과 호주를 역전할 수 없다. 한국은 브리즈번으로 이동해 오는 17일 개최국 호주와 조 1위 자리를 놓고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이날 경기 내용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공격은 답답했고, 수비는 불안했다. 쿠웨이트는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25위로 A조 최약체로 꼽혔다. 그러나 이청용(볼턴)을 포함해 총 5명이 부상과 감기 몸살로 전력에서 이탈한 탓인지 슈틸리케호는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오만전에서 선발 출전했던 5명이 한꺼번에 전력에서 빠진 슈틸리케호는 선수 구성에 많은 변화를 줬다. 결과적으로 전력누수가 상당했다. 한국은 전반 30분까지 슈팅을 단 한 차례도 시도하지 못할 만큼 무기력한 공격력을 드러냈다. 비효율적인 움직임과 패스 실수가 많았다. 이근호가 전반 30분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때린 슛이 첫 번째 시도였다. 이마저도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지지부진했다. 0의 균형을 깬 것은 차두리(서울)와 남태희였다. 차두리는 전반 36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크로스를 올렸고, 골문으로 쇄도하던 남태희가 침착하게 정확한 헤딩슛으로 연결해 쿠웨이트의 골망을 흔들었다. 팽팽한 양상으로 이어져 고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베테랑 차두리의 전력질주와 황태자 남태희의 침착함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한국은 전반에 슈팅 2개에 만족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명주(알 아인)를 대신해 오만전 결승골의 주인공 조영철(카타르SC)을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꾀했다. 그런데 후반 들어 귀신에 홀린 것처럼 수비 조직력에 심각한 균열이 생겼다. 수비진은 상대 선수를 놓치거나 공을 흘리는 등 집중력 난조를 보였다. 중앙수비수와 골키퍼 모두 불안했다. 후반 4분에는 알 마크시드(알 아라비)의 기습적인 중거리 슛이 골포스트를 때려 슈틸리케 감독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쿠웨이트는 이후 매서운 공세로 한국을 위협했다. 한국은 후반 31분에 분위기 전환을 위해 김민우(사간 도스)를 빼고 이정협(상주)을 투입했다. 10분 뒤에는 결승골의 주인공 남태희를 대신해 한국영(카타르SC)을 넣었다. 패하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는 쿠웨이트는 마지막까지 총공세를 펼치며 만회골을 노렸지만 끝내 골맛을 보지 못했다. 한국은 이날 슈팅 개수에서 11개(유효슈팅 6개)-11개(1개), 볼 점유율에서 51%-49%로 약체 쿠웨이트에 끌려가는 경기를 펼쳤다.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벌어진 경기에서는 호주가 오만을 4-0으로 완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