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의 변주곡이 시작됐다. 55년 만의 우승을 향한 제2막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은 17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2015 호주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호주를 1-0으로 제압했다. 약속대로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냈다. 한국은 우승으로 가는 첫 번째 길목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인 호주를 꺾으면서 힘찬 추진력을 얻었다. 호주전은 여러가지면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호주는 기존에 상대했던 오만·쿠웨이트와 질적으로 달랐다. 내부적으로 겹친 악재를 씻어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55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는 슈틸리케호였지만 조별리그 초반에 보여준 모습은 내던진 출사표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손흥민(23·레버쿠젠)을 시작으로 주전들이 대회 초반부터 줄줄이 감기로 떨어져나갔고, 이청용(27·볼턴)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 외에도 크고 작은 부상 선수들이 나오면서 초반부터 삐걱 거렸다.  분위기 전환이 절실했다. 앞선 모습과는 다른 새로운 국면 전개가 필요했다. 8강을 확정한 상태에서 필요한 것은 새로운 목표설정과 동기부여였다. 한국은 강호 호주를 물리치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한국은 호주를 물리치고 A조 1위로 토너먼트를 통과하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 향후 전개 될 토너먼트에서 껄끄러운 대진을 피했다.  한국은 8강부터 4강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이라크 등의 나라를 상대하게 됐다.  반면 A조 2위로 떨어진 호주는 중국, 일본, 이란 등 우승 후보국들과 함께 사투를 벌여야 한다. 무엇보다 큰 소득은 슈틸리케 감독도 스스로 말했듯 자신감을 충전했다는 것이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호주를 물리친 한국은 그 어떤 자산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과 그를 통한 자신감을 얻었다. 줄기차게 대표팀을 향하고 있던 의심의 시선을 거둘 수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중앙 수비수 2명이 계속 바뀌는 속에서도 3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라는 결과를 냈다. 골 결정력 부재라는 비판 속에서도 어떻게든 1골씩은 만들며 이겨왔다.  손흥민, 김창수(30·가시와 레이솔),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 등 컨디션이 떨어졌던 멤버들이 골고루 감각을 끌어올린 것도 반갑다.  하지만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호주전에서 오른쪽 팔꿈치를 다쳤던 구자철(26·마인츠)의 예상보다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대 파열로 아시안컵 잔여 경기를 뛸 수 없게 됐다.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는 18일 "MRI 촬영 결과 구자철의 오른쪽 팔꿈치 안쪽의 인대가 파열된 것으로 판명됐다. 담당 주치의가 잔여 경기 출전이 어렵다는 소견을 냈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기쁨과 환희, 아쉬움이 공존한 가운데 본격적으로 8강 토너먼트를 준비한다.  이날 오전 브리즈번에서 한 차례 회복훈련을 벌인 뒤 결전지인 멜버른으로 향한다. 큰 목표를 향한 슈틸리케호의 제2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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