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38)가 자신의 은퇴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파퀴아오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MGM 그랜드에서 열린 티모시 브래들리(33·미국)와의 국제복싱기구(WBO) 인터내셔널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3-0,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앞서 이번 경기를 끝으로 링을 떠날 것을 선언한 파퀴아오는 은퇴경기를 승리로 이끌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통산 성적 58승2무6패 38KO를 기록하게 됐다. 브래들리와의 상대전적에서도 2승1패로 자존심을 세웠다. 파퀴아오는 지난 2012년 브래들리와의 첫 대결에서 1-2 판정패 했다. 그러나 2014년 재대결에서 3-0으로 승리한 뒤 이번에도 승전고를 울렸다. 선수생활을 마감한 파퀴아오는 다음달 열리는 필리핀 총선에 전념할 계획이다. 현직 하원의원인 그는 상원의원직을 노리고 있다. 브래들리는 통산 전적 33승1무2패가 됐다. 두 번의 패배를 모두 파퀴아오에게 당했다. 파퀴아오는 11개월 만에 링에 올랐지만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노련하게 경기를 풀어가던 파퀴아오는 7라운드 막판 브래들리의 첫 번째 다운을 유도했다. 브래들리는 금방 일어섰으나 타격이 있었다. 마음이 급해진 브래들리는 더욱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9라운드 들어 파퀴아오의 왼손 스트레이트에 다시 한 번 다운을 당했다. 다운 없이 12라운드까지 경기를 풀어간 파퀴아오는 마지막에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경기가 끝난 뒤 파퀴아오는 "매 라운드 다운을 노렸으나 브래들리는 아주 뛰어난 파이터였다"며 "특히 카운터 펀치가 뛰어났다"고 상대를 칭찬했다. 이어 "이제 나는 은퇴한다.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면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사람들에 봉사하며 살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복싱 팬들에 고맙다"고 마지막 인사말을 전했다.